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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 나라로의 지름길은 오직 기도뿐 /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5 조회수1,072 추천수4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루카 21,33) 하느님의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은 주로 예언서의 첫머리에 나온다. 예레미야에게 하느님께서는 유다 왕국의 멸망을 선포하라고 하시며, ‘나는 내 말이 이루어지는지 지켜보고 있다.’(1,12)라고 말씀하셨다. 예언자를 통해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못 박아 두시는 것이리라. 사람들이 당신의 말씀을 그리 믿지 못하기 때문일 게다.

 

많은 이가 심판을 예고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생각하고, 구원을 선포해도 그 약속이 성취되리라고 그다지 믿지 못한다. 하느님께서 인간의 역사 안에, 나의 삶 안에 개입하시고 변화를 일으키시리라는 것을 납득하지 못하고, 내일도 오늘과 그저 같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변화의 표징에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루카 21,29) 나무는 계절이 바뀌는 것을 감지하고 늘 새로운 모습이다. 우리의 삶에서 하느님께서 일으키시는 변화들에 민감해져야 한다. 유다인들은 그들에게 익숙한 무화과나무에 여린 잎이 돋는 것을 보면서, 열매가 무르익을 여름이 바로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아챘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이 나무들의 변화로 당신 나라의 때가 찼다는 것을 깨우치신다.

 

예수님께서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라고 이르신다. 그러니 슬프다고 슬픔에 메이지 말고 기쁘다고 기쁨에 메이지 말아야 할 게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더 인생이 덧없다고 말해서도 안 되리라. 슬픔의 순간에도 기쁨의 순간에도 우리 삶의 한 중심을 관통하며 흐르는 영원한 그 무엇이 있다. 그것은 말씀이다. 모든 것이 다 지나가고 사라져도 이 말씀과 함께 우리는 영원을 살게 될 게다. 세상의 그 숱한 만남도, 사건도, 계절의 변화도 말씀으로 창조되었기에. 말씀 안에서 이 모든 것은 하느님 나라와 연결되리라.

 

예수님께서는 무화과나무와 다른 나무들의 잎이 돋는 것을 보고 여름이 가까이 온다는 것을 안다며, 시대의 징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단다. 주변에는 읽을 수 있는 시대의 징표가 너무나도 많이 깔려 있는데, 이를 바로보고 하느님 시각으로 해석할 줄 아는 눈은 모두에게 주어진 것 같지 않다. 사실 예루살렘 멸망은 일반인에게는 마치 세상의 종말과 같았다. 예루살렘은 하느님의 거룩한 도시였기에. 러나 우리는 이를 세상에 새로운 하느님 나라가 건설될 결정적인 계기로 봐야 한다. 실제로 이는 하느님 나라를 고대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각성시키고 유다인 선민사상을 탈출하게 만든다. 그래서 교회가 모든 민족에게 개방했고 새로운 형태의 하느님 나라가 시작될 게다.

 

그리스도인은 세상 현상을 하느님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이다. 우리 삶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온 것을 발견하는 이들, 그리고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주님의 말씀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굳게 믿는 이들이다. 희망은 주어진 고난을 슬기롭게 이겨 내게 하는 힘으로 오늘을 힘차게 살 원동력이다.

 

중국 고전이다. 닭싸움을 즐기는 상인이 있었다. 거금을 투자해 싸움닭 기르는 이에게 자신의 닭을 부탁했다. 열흘 후 그가 물었다. “닭이 싸울 만한지요?” “아직은 아닙니다. 자기 힘을 너무 믿습니다.” 다시 열흘 뒤 상인이 묻자, 조련사의 답이다. “아직도 아닙니다. 닭만 보면 싸우려 덤빕니다.” 또 열흘 뒤의 그의 답이다. “아직도 안 됩니다. 지금도 상대를 노려보며 힘만을 과시합니다.” 다시 열흘이 지나자, 조련사가 말한다. “거의 됐습니다. 이제는 교만하지 않고, 함부로 싸우려 덤비지 않고, 마치 나무로 깎아 놓은 듯합니다.” 이 닭이 싸움판에 나와 꼿꼿이서기만 해도 다른 닭들은 감히 덤비지 못하고 슬슬 뒤로 물러났다.

 

한낱 미물인 닭도 준비하고 훈련할 때 이렇듯 강자로 바뀐다. 우리는 종말을 위해 얼마만큼 준비하며 살고 있는지 돌아봐야 할 게다. 무화과나무는 해마다 새순으로 갈아입는다. 다시 출발하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종말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다.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는 일이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본분입니다. 이것을 수행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것은 기도일 게다. 기도는 하느님의 능력이 바로 우리의 힘이 되게 하기에. 이렇게 누가 뭐래도 기도만이 하느님 나라로 들어가는 바로 그 지름길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기도,심판,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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