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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다산과 내실의 상징인 무화과나무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5 조회수1,455 추천수5 반대(0) 신고


 

다산과 내실의 상징인 무화과나무

 

- 윤경재 요셉

 

 

무화과나무와 다른 모든 나무를 보아라. 잎이 돋자마자, 너희는 그것을 보고 여름이 이미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 이와 같이 너희도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아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늘과 땅은 사라질지라도 내 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루카 21,29~33)

 

 

 

공관복음서에 무화과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두 종류씩 나옵니다. 열매를 맺지 못하는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저주를 내리시는 장면이 하나입니다.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서에는 저주하셨다고 나오고 루카는 저주라는 강한 어조 대신 비유 이야기로 부드럽게 풀어냈습니다. 또 하나는 무화과나무의 교훈이라고 하여 세 복음서 모두 가지가 부드러워지고 잎이 돋으면 여름이 가까이 온 줄 알게 된다.’라고 하여 때를 알아보는 지혜에 관해 말하였습니다.

 

성경에서 무화과나무는 하느님 백성을 상징합니다. 메시아를 고대하던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지칭합니다. 요한복음 143절 이하에 필립보와 나타나엘을 부르시는 장면에서 그 의미가 확연하게 나옵니다.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나타나엘은 메시아를 만나고 싶은 갈망을 지니고 기도하기 위해 무화과나무 아래 서있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선물이란 뜻의 이름인 나타나엘은 자기가 복음을 선포하는 하느님의 선물이 되기 전에 먼저 예수님께서 주시는 선물을 받아들여야 했습니다. 처음에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라며 선물을 내치며 거절하는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한번 내놓으신 선물을 거두어들이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큰 선물을 안겨주시는 분입니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나타나엘이 꿈에라도 짐작도 못한 큰 선물 보따리를 받았습니다.

 

거짓이 없다.’라고 인간이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칭찬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칭찬도 보통 칭찬이 아니라 들으면 입이 찢어질 정도의 칭찬이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출 수 있게 한다는 제목의 책도 나왔습니다. 미국의 작가 마크 트웨인은 나는 한 마디의 칭찬으로 두 달을 기쁘게 살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예수님의 칭찬은 두 달이 아니라 평생을 지속하는 효과를 내었습니다. 칭찬은 삶의 원동력인데 너무 인색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예수님께 또 배웁니다.

 

그러자 기분이 고양된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습니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그러면서도 겸손한 그의 성품이 나타납니다. 예수님 앞에 아주 납작 엎드립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예수님이 아니십니다. 인간의 심리를 꿰뚫고 계신 분답게 제자들의 지평을 한 단계 성숙시키시며 눈을 열어주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보다 큰일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보다 큰 것, 보다 아름다운 것, 보다 진실한 것, 보다 가치 있는 것, 보다 궁극적인 것, 이 세상 그 너머에 있는 것, 죽음을 넘어서는 것 말입니다. 나타나엘과 제자들은 예수님의 약속대로 모든 것을 보았습니다.

 

무화과나무는 마치 꽃이 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실제로 꽃이 피기는 하나 열매 안쪽에서 피어 밖에서 보이지 않을 뿐이라고 합니다. 꽃말은 다산이라고 합니다. 외양의 화려함보다 내실을 다지는 면모를 상징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비록 주위의 강대 민족 틈에서 소수 민족으로 자리를 잡아 세상에 화려한 꽃을 피우지 못하였지만, 유일하신 하느님을 믿는 백성으로서 다산의 열매를 맺을 거라는 희망이 담겨있는 비유입니다. 이 비유는 이제 우리 각자에게도 적용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로 모여들이셨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네 인생의 화려한 꽃을 세상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실을 기하며 하느님 복음 선포의 열매를 맺으라는 뜻이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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