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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27 주일/ 잠에서 깨어 가면을 벗고 맞이하는 주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6 조회수1,551 추천수3 반대(0) 신고




가해 대림 1주일, 마태 24,37-44(16.11.27)


“너희는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마태 24,42.44)












잠에서 깨어 가면을 벗고 맞이하는 주님

대림절은 자비와 온유를 갖추시고 죄스런 인간을 구원하시려 오시는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 대축일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둠에 묻혀 있는 이 세상에 빛을 주시기 위하여, 몸소 빛이 되셔서 이 땅에 오신 것이니 기쁨으로 맞이해야겠지요.

또한 대림절은 세상 종말에 당신의 왕권을 온전히 세우시려고 심판자로 영광스럽게 오실(24,30)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주님께서는 세상 끝날에 다시 오시어 우리의 모든 근심 걱정, 괴로움과 눈물을 영원히 씻어 주실 것이므로 두려워 할 것이 아니라 감사와 찬미를 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어떻게 주님을 기다려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누구를 왜 기다리는지를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인생사에 수많은 기다림이 있고 그 동기도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다리는 분은 사랑으로 오시는 사랑이십니다. 우리가 기다리고 찾기도 전에 먼저 기다리시는 사랑과 관계회복과 새로운 질서를 갈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은 성탄 캐럴이나 일찍부터 반짝거리는 장식에 파묻힌 낭만적인 분위기나 감성적인 기쁨을 주기 위해 오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성경이 전하는 예수님의 성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지요. 경배하러 한걸음에 달려온 목동들도 있었지만, 아기를 죽이려 말을 몰았던 이들도 있었습니다.

구유에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경배하려고 험하고 먼 길을 걸어 온 동방박사들과는 달리 헤로데의 군사들은 인근의 사내아이들을 몰살해버렸지요. 그것은 시작에 지나지 않았고 끊임없는 반대와 비난을 받고 십자가에서 죽음을 맞는 것으로 막을 내렸지 않습니까!

대림절은 수난을 통해 죽음까지도 받아들이신 그 주님을 사랑으로 기다리며, 사랑으로 고통을 수용하는 때임을 잊어서는 안 되겠지요. 우리가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더 가까워졌고,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실 것이기에 잠에서 깨어나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깨어 있음은 늘 하느님을 의식하는 것을 말하고, 틀에 박힌 사고방식, 습관과 세속적인 행동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깨어난다는 것은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예수그리스도를 옷 입는 것을 뜻합니다. 성 베르나르도도 늘 깨어 있기 위해 “이것이 영원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계속 물었다고 하지요.

우리 모두 잠에서 깨어나, 주님을 사랑으로 바라보고 기다렸으면 합니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그분의 온유와 연민에 적극 참여해야겠습니다. 어둠의 행실을 벗어 버리고 품위 있게 살아가야겠지요. 거짓과 흥청대는 술잔치와 만취, 음탕과 방탕, 다툼과 시기 속에 사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할 것입니다(로마 13,13).

우리 모두에게 사랑으로 다가오시고 관계를 회복하시며, 새로운 질서를 이루시려 오시는 주님을 합당하게 맞이해야겠습니다. 그러려면 무심코 젖어드는 타성과 탐욕으로 어두워진 영적 감각, 진리를 식별하지 못하는 무분별, 복음적 가치관의 상대화, 자기중심적 사고로 굳어진 가면들을 벗어버려야겠지요. 나아가 기꺼이 고통을 받아들여야 하고 불의에 맞서야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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