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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29 화/ 어리석음과 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행복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1-28 조회수1,356 추천수8 반대(0) 신고




가해 대림 1주 화, 루카 10,21-24(16.11.29)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10,23)





The praise of the father







어리석음과 약함을 통해 드러나는 행복

예수님께서는 갈릴래아를 중심으로 온 존재를 바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러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를 비롯한 종교지도자들, 그리고 헤로데의 반대에 부딪쳐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파견되었던 제자들이 큰 성과를 거두고 돌아와 보고하자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시며 다음과 같이 기도하십니다(10,21).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10,21) 하느님께 감사드리는 으뜸가는 이유는 주님께서 철부지들인 부족하고 무식하며 미약한 제자들에게 아버지가 누구이신지 드러내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10,22).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지혜로운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어리석은 것을 선택하셨고, 강한 것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것을 선택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있는 것을 무력하게 만드시려고, 이 세상의 비천한 것과 천대받는 것 곧 없는 것을 선택하셨습니다.”(1코린 1,27-28)

우리를 구원하시고 영원한 행복으로 이끄시는 하느님의 방법은 우리와는 전혀 다릅니다. 따라서 신앙인의 삶은 거꾸로 가는 인생이요 쉽지 않은 길입니다. 이와 달리 세상살이에서는 해박하고 탁월한 지식으로 남보다 앞서는 사람이 되어 출세하려고 피 튀기는 경쟁을 합니다. 그래서 잘 나고 힘 있는 사람, 부유한 사람들이 힘을 발휘하며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요.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거꾸로 어리석은 것, 약한 것, 비천하고 천대받는 이들을 통하여 당신을 보여주십니다. 하느님께서 드러내 보여 주신다는 것은 곧, 생명과 선, 자비와 정의가 드러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내 안에서, 그리고 우리 가운데서 드러나려면 내가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힘을 빼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나를 낮추어 진정 가난한 사람이 되고, 내 중심적인 애착들을 비워내어 영의 사람이 되지 않는다면 주님을 뵙지 못하겠지요. 이렇게 우리는 영적인 철부지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세상의 잡다한 지식과 남을 이기는 법, 나만 잘 사는 법, 인간을 존중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사랑과 윤리가 결여된 지식과 힘에 의존하지 말아야겠지요.

다음으로, 예수님께서는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10,21)라고 기도하십니다. 미천하고 율법에 무식한 제자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말씀이 전파되고, 그들을 통해 이루어주신 하느님의 선에 대해서 감사드리는 것이지요. '아버지’의 한없는 은총으로 제자들이 전한 복음을 사람들이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미소하고 보잘것없고, 어리석고, 천한 것을 포함한 모든 것을 통하여 선을 이루십니다. 사실 우리의 일상도 쳇바퀴 돌 듯 되풀이되고 평범한 나날처럼 보이고, 비참한 처지에서 절망적으로 살아가는 이들도 만납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모든 것을 통하여 선을 이루심을 믿고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겠습니다.

한 순간도 빠짐없이 우리에게 행복과 사랑의 선물을 주시고 모든 것을 통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느님을 보고 믿는 사람이 참으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오늘도 자신을 낮추고 비워, 철부지 제자들에게 당신을 보여주시고 선을 이루신 주님을 바라보는 지혜 가운데 머물 수 있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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