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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4."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 (인권주일) - 파주올리베따노 이영근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4 조회수1,256 추천수0 반대(0) 신고

마태 3,1-12(대림 2주 주일)-인권주일

 

 

 

   오늘은 대림 2주일입니다. 그리고 인권주일이고 사회교리주간입니다.

 

   성탄을 기다리는 우리는 지금, ‘광야’에 나섰습니다. ‘광야’는 사방이 트여 있어서 어디 하나 숨을 데가 없으니, 벌거벗고 자신의 실상을 낱낱이 확인하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텅 빈 광야에서 들려오는 한 음성을 듣습니다. 그것은 세 마디 말씀입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마태 3,2)

 

“회개하되,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마태 3,8)

 

 

 

   그렇습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습니다. 이를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미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날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이사 11,1)

 

 

 

   우리는 지난 대림 1주일에 ‘깨어 준비하고 기다리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제 한 걸음 더 다가온 주님을 맞이할 채비를 서둘러라 하십니다. 그분을 맞이하는데 합당한 자가 되라 하십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은 선포합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

 

 

 

   그러나 그는 자신은 ‘회개를 시키려고 물로 세례를 줄 뿐’(마태 3,11 참조), 결코 자신이 용서할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자신은 단지 ‘미리 주님의 길을 닦는 이’일 뿐, 자신보다 뒤에 오시지만 죄를 용서하실 분을 선포합니다.

 

“그분께서는 너희에게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 것이다”(마태 3,11)

 

 

 

   이토록 겸손 되게 외치는 이의 소리를 우리는 좀 더 새겨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단지 ‘회개하라’고만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는 회개의 징표를 행실로 보여라 촉구합니다.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라”(마태 3,8)

 

 

 

   그렇습니다. 회개의 합당한 열매는 행실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가 회개했다 말하면서 여전히 그 일에 머물러 있다면, 거짓 회개에 지나지 않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회개는 단지 죄를 뉘우치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동시에 빛과 진리에로 돌아옴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행실로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결코 자신을 깨끗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직 임을 맞이하기에 합당한 자가 되기 위함입니다. 곧 그것은 임을 향한 헌신이요, 봉헌인 것이지, 결코 자기 자신의 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 아닌 까닭입니다.

 

   그러기에,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는 임을 향하라는 외침이 됩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마태 3,3)

 

 

 

   이는 결코 ‘자신의 길을 마련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신의 길을 내어라’는 말이 아닙니다. 자기 자신만을 준비하라는 외침이라기보다 세상을 향한 외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를 품고 있는 이 세상과 이 시대가 주님을 맞이할 수 있도록 주님의 길을 마련하라는 외침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오늘 <화답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시편 72,7 참조)

 

 

 

   오늘은 서른다섯 번째 맞는 인권주일이며 동시에 사회교리주간입니다.

 

   참으로 이 시대는 거짓과 어둠이 난무한 시대로 보여 집니다. 은폐하고 조작하기를 넘어서, 왜곡하고 방해하기를 서슴치 않을 뿐만 아니라, 죄과가 뻔히 드러나도 이를 인정하고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자신들의 죄과를 정당화시키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어둠이 결코 빛을 이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광장에는 촛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천주교인권위원회의 <서른다섯 번째 인권주일을 맞이하며 드리는 편지>에서는 말합니다.

 

“부정한 정권의 퇴진만큼 무너진 이 땅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다시 제대로 세워 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게 만들 책임은 또 우리들에게 있습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는 어떻게 응답해야 할지, 깊이 성찰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마음이라는 이 광야에 울려 퍼지는 음성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그저 회개하고 그냥 있는 것이 아니라, 회개의 열매를 행동으로 맺어야 할 일입니다. 자신 홀로 주님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과 온 시대와 더불어 함께 주님을 맞이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그것이 곧 ‘주님의 길을 마련하고 그분의 길을 곧게 내는’(마태 3,3 참조) 일이 될 것입니다.

 

 

 

   주님,

 

    저희가 회개하고 또한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게 하소서!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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