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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5 조회수1,680 추천수13 반대(0)

매주 토요일 전국적으로 촛불이 켜지고 있습니다. 광화문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린아이, 학생, 젊은이, 어른들이 모여서 함성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지인들과 함께 촛불을 들고 광화문 광장으로 가보았습니다. 시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탄핵과 즉각 퇴진이었습니다. 대통령은 국회가 합의를 하면 물러나겠다고 담화를 발표하였습니다. 여당은 4월 퇴진, 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하였다고 합니다. 야당은 탄핵을 발의하였고, 9일에 표결을 한다고 합니다. 평화로운 행진을 보았고, 성숙한 시민들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과격한 행동이 없었고, 과잉진압도 없었습니다. 광장은 의견을 표현하는 무대가 되었고, 차량이 다니던 광장과 넓은 길은 사람들의 차지가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상황을 생각해 봅니다. 아픈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웃들은 아픈 사람의 처지를 알았습니다. 들것을 마련해서 예수님을 찾았습니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예수님께 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지붕을 들어내고, 아픈 사람을 예수님과 만나게 해 주었습니다. 예수님은 이웃들의 사랑과 연민을 보셨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당신의 죄는 용서 받았습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규정과 절차를 이야기 합니다. 법적인 잣대를 이유로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따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앞으로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에 도움이 되는지, 방해가 되는지를 따지고 있습니다. 지금 아픈 이웃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픈 사람을 사랑하는 이웃들의 따뜻한 마음도 보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죄를 용서 받았다고 하는 것과 일어나 걸어가라고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쉽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규정과 절차를 따지지 않았습니다. 법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아픈 사람에 대한 연민이 있었고, 예수님을 믿고 함께 해준 이웃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드러나는 것이었습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합의를 하면 물러나는 것과, 4월에 퇴진하고 6월에 대선을 치루는 것과 탄핵을 하는 것과 즉각 퇴진을 하는 것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쉬운 선택일까?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릴 수 있다면, 당리당략이라는 굴레에서 벗어 날 수 있다면,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헤아릴 수 있다면, 우리 앞에 놓인 문제들이 많다는 것을 인식한다면,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침몰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세상이 우리에게도 현실이 되면 좋겠습니다.

광야와 메마른 땅은 기뻐하여라. 사막은 즐거워하며 꽃을 피워라. 수선화처럼 활짝 피고 즐거워 뛰며 환성을 올려라. 그곳에 큰길이 생겨 거룩한 길이라 불리리니, 부정한 자는 그곳을 지나지 못하리라. 그분께서 그들을 위해 앞장서 가시니, 바보들도 길을 잃지 않으리라. 거기에는 사자도 없고 맹수도 들어서지 못하리라. 그런 것들을 볼 수 없으리라. 구원받은 이들만 그곳을 걸어가고, 주님께서 해방시키신 이들만 그리로 돌아오리라. 그들은 환호하며 시온에 들어서리니 끝없는 즐거움이 그들 머리 위에 넘치고, 기쁨과 즐거움이 그들과 함께하여 슬픔과 탄식이 사라지리라. 그때에 눈먼 이들은 눈이 열리고, 귀먹은 이들은 귀가 열리리라. 그때에 다리 저는 이는 사슴처럼 뛰고, 말 못하는 이의 혀는 환성을 터뜨리리라. 광야에서는 물이 터져 나오고, 사막에서는 냇물이 흐르리라.”

 

예수님께서는 착한 이웃들을 보았습니다. 그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중풍병자의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치유해 주셨습니다. 저는 봉성체를 다니면서 10년 이상 자리에 누워있는 중풍병자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본인도 힘들지만, 가족들도 함께 아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중풍병자는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가족들과 이웃들이 함께 할 때, 중풍병자는 힘을 얻을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중풍병자인 아내를 위해서 헌신 하시는 남편이 있었습니다. 아내는 말도 하고, 비록 휠체어에 의지하지만 밖으로 나가서 산책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들도 함께하니 가능한 일이 되었습니다.

 

꿈과 희망은 혼자일 때는 그대로 꿈과 희망으로 남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함께 할 때면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될 때가 많습니다. 하느님께서는 함께하는 우리들의 열린 마음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작은 노력을 보시고, 큰 축복을 내려 주시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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