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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그 한 마리 잃어버린 양 때문에 /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6 조회수2,047 추천수5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라틴 말로 자비’(misericordia)라는 말은 두 개의 낱말이 합쳐진 거다. 하나는 슬픔 또는 괴로움을 뜻하며, 다른 건 마음을 가리킨단다. 따라서 자비란 이 두 낱말이 합쳐져, 마음이 슬픈 이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걸 의미한다. 이처럼 자비로운 이는 다른 이의 고통을 자기 일인 양 슬퍼할 게다. 그리하여 그 고통을 없애려고만 한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떤 이에게 양 백 마리가 있는데 그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남겨 둔 채 길 잃은 양을 찾지 않느냐? 그가 양을 찾게 되면, 내가 너희에게 말하는데, 길을 잃지 않은 아흔아홉 마리보다 그 한 마리를 두고 더 기뻐한다. 이와 같이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것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아니다(마태 18,12-14 참조).”

 

예수님은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으시고자 그 어떤 수고라도 감수하신다. 그리고 찾으신 뒤에는 그 양을 어깨에 메고 참으로 기뻐하실 게다. 이게 바로 가난한 이들과 죄인들의 슬픔과 괴로움을 어루만져 주시고 덜어 주시는 예수님의 자비로운 마음이리라. 그분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자비로운 마음에 동참하도록 우리를 부르신다.

 

따라서 그 어린 양은 주님 품에서 안식을 누린다. 잘못된 길로 빠져서 엉뚱한 길로 가는 양을 찾아 나서시는 주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사랑과 자비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회개는 주님을 사랑하는 거다. 사랑이시고 자비로우신 주님께 온몸을 되돌리는 것이리라. 이렇게 새롭게 변화된 모습을 그분께 고백해야 할 게다.

 

용서는 하느님 향한 사랑이다. 조건 없이 용서하시는 그분 모습에서 사랑 받고 용서해주는 그분 닮는 삶을 누리자. 그분께서는 용서하셨는데, 자신을 받아들이지를 못한다면 그게 말이나 될까? 죄에 대한 용서를 받고자 고해소도 찾자. 때로는 총고백이라는 이름으로 용서까지도 청해 보자. 그렇게까지 해서 그분의 사랑을 느낀다면 그 기쁨 배가 되리라. 주님의 용서에서 그분의 크신 자비로운 사랑을 느낄 게다.


예수님께서는 소외되고 무시당하는 이들까지도 모두 품어 주기를 바라신다. 오늘날 주위에 널리 퍼진 현상 중 하나가 이른바 왕따이다.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알게 모르게 따돌림 당하는 이들이 참 많다. 우리 역시 은연중에 그런 행위에 동참할 때가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보자. 누군가로부터 어떤 특정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그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거나 진위를 확인하는 과정 없이, 그런 소문을 본의 아니게 퍼뜨리는 경우마저 있다.

 

또한, 우리는 본의 아니게 어느 특정인을 소외시키는 일에 동참할 때가 있다. 사실 우리 주변에 떠다니는 이야기 중, 진실은 얼마나 될까? 아울러 그가 옳은 줄 알면서도 나의 편리함이나 집단의 암묵적인 강요에 못 이겨, 그를 소외시키는 일에 동참할 때마저 있을 게다. 유다 종교 지도자들의 농간으로 군중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흥분하여 소리 지를 때, 일부는 예수님께서 죄 없음을 알면서도 침묵을 지키지 않았냐? 하지만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

 

잘못을 저지른 자만이 회개하는 건 아니다. 회개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조건이다. 일상의 삶을 사는 이에겐 처음으로 돌아감이 가끔은 요구될 게다. 부부는 신혼의 느낌을 되살리는 거고, 직장인은 처음 근무 때의 그 열정을 되찾는 거다. 오래된 믿는 이라면 세례 때의 그 순수함을 되찾는 것도. 결코 쉬운 건 아닐 게다. 그러기에 그 어떤 계기가 주어져야 한다. 가을에 나뭇잎을 모두 떨어뜨린 나무는 봄이 되면 다시 시작한다. 오늘을 사는 우리도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 태어나 보자. 그분께서 그 한 마리 양을 찾으시고자 그 수고라도 감수하신 걸 늘 기억하면서 그렇게.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잃어버린 양,회개,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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