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6 조회수1,690 추천수14 반대(0)

학생들이 쓴 리포트를 읽고 있습니다. 리포트를 읽으면서 때로는 저보다 훨씬 더 깊은 생각을 가진 학생들 때문에 감동합니다. 때로는 숙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리포트를 쓴 학생들 때문에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 제가 학생 때는 숙제를 하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성적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제야 생각합니다. 숙제는 선생님을 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숙제는 바로 저 자신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숙제를 열심히 하면 그 지식과 지혜는 결국 숙제를 열심히 한 본인의 것이 되는 것입니다. 이 간단한 이치를 진작 알았더라면 좀 더 열심히, 성실하게 숙제를 했을 터인데!

 

며칠 전입니다. 차를 타고 가는데 횡단보도에서 멈추었습니다. 빨간불이었고, 사람들은 길을 건너고 있었습니다. 제 눈에는 노부부가 보였습니다. 할머니는 지팡이를 들었고,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부축하시면서 잰 걸음으로 길을 건너고 계셨습니다. 짧은 횡단보도이지만 두 분에게는 마치 마라톤 코스처럼 길게 보였습니다. 파란불은 깜박거리고, 할머니의 손을 잡으시고 길을 건너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결연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파란불은 꺼지고 빨간불이 켜졌지만 노부부는 아직도 길을 걷고 계셨습니다. 마침내 길을 건넌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제가 더 기뻤습니다. 영원한 삶에 비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어쩌면 횡단보도의 파란불을 건너는 것과 비슷할 것 같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이라는 파란불에서 멈추지 않고 걸어오기를 바라실 것 같습니다.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진 분들이 있습니다. 함께 일을 하는 동료 신부님도 수술을 하였고, 이제 다시금 삶의 파란불을 건너고 있습니다. 시험에 빨간 불이 켜진 분들이 있습니다. 신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신학교에서 원하는 성적을 얻어야 합니다. 이번에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은 학생들은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을 것입니다. 오해의 빨간불이 켜진 분들이 있습니다. 좋은 뜻에서 한 일인데, 오해를 받으니 마음은 얼마나 무겁겠습니까? 욕망의 빨간불이 켜진 분도 있습니다. 주변의 조언도 귀에 들리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내려놓으면 쉽게 건널 수 있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할머니의 손을 잡고 길을 건너시는 할아버지는 사랑의 파란불이 되셨습니다. 수술을 앞둔 신부님을 위해서 기도하는 직원들은 믿음의 파란불이 되었습니다. 넘어진 아들을 일으켜 세워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부모님은 희망의 파란불이 되셨습니다. 주변을 보면 파란불이 되어 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잘 될 거예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할게요. 나는 당신을 믿습니다. 우리 함께 해요.’라며 응원하는 분들은 모두 파란불을 보여 주시는 것입니다.

 

대림시기입니다.

우리는 대림시기에 3가지를 묵상합니다.

첫째는 2000년 전에 오셨던 주님을 생각하고 그분의 삶을 따르고자 노력합니다.

둘째는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듯이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실 주님을 생각하고 바른 길을 가고자 노력합니다.

셋째는 지존하신 주님께서 "성체"의 모습으로 현존하심을 묵상합니다. 그 거룩하신 분께서 저렇게 작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심을 묵상하면서 우리는 겸손을 배웁니다. 먼 옛날에 오셨고, 앞으로 오실 분이 아닌 오늘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을 모시기에 우리는 지금의 ""을 충실히 살아야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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