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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저는 죄인입니다!)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8 조회수1,362 추천수4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저는 죄인입니다!"

 언젠가 가게들이 셔터를 내리는

밤길을 산책하다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겪었습니다.

한 식당 앞을 지나가던 중이었습니다.

주인아저씨는 가게 안에서 물이

가득 담긴 큰 세숫대야를 들고

막 밖으로 버릴 순간이었습니다.

하필 그 순간 제가 가게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아래위로 모두 새까만

옷을 입고 있었겠지요.

 아저씨는 마치 일부러 그러려고

했던 것처럼 정확하게 저를 향해

사정없이 물을 끼얹었습니다.

저는 난데없이

물벼락을 맞은 것입니다.

거기까지 괜찮았는데,

물색깔이 누리끼리했습니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던 저는

혹시나 해서 물었습니다.

“혹시 이거 오줌 물 아니세요?”

다행히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요즘 저는 청문회 소식을 접하면서

솔직히 그때 물세례 이후 또 다른

오물세례를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참으로 허탈한 나날입니다.

국민들을 대체

뭐로 보고 저러는 것일까요?

안 그래도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 국민들인데,

그 아픈 상처 위에 소금을

뿌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할 말을 잊습니다.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저럴 수 있나?

정말이지 해도 해도 너무하다.”

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시궁창 냄새 진동하는 각종 비리,

 공권력 남용, 직무 유기, 공갈,

사기 협박, 있는 죄 없는 죄

다 해당되는 ‘죄의 종합선물세트’

면서도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잘 모르겠다.”

 “거기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나하고는 무관한 일이다.”

 “나는 잘 못 없다.”

“그 문제의 원인은 저 사람이다.”

 이런 면에서 그 사악한 인간들이

주목해야 할 사람이 한 분 있습니다.

바로 우리 프란치스코 교황님이십니다.

 죄라고는 열심히 산 죄,

정의와 자비와 인권을 부르짖은 죄,

가난한 사람들을 극진히 사랑하고

섬긴 죄 밖에 없는 분이 하시는 말씀.

 “저는 죄인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받은 죄인입니다.

하느님께서 자비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죄인입니다.”

 국가와 민족, 역사와 선량한

국민들 앞에 백번 천 번 머리를

조아려도 씻을 수 없는 대죄를

 지으신 분들,

정말이지 부탁드립니다.

 지금이라도 회개하시기 바랍니다.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추해지지 말고

 비참해지지 말길 바랍니다.

지금의 태도는 정말이지 짐승만도

못한 태도, 미물만도 못한 태도입니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께서

비탄과 절망에 빠진 우리나라와

우리 백성들을 도와주시길 청합니다.

당신의 그 고결함과 결백함으로

 죄에 깊이 물든 우리나라를

정화시켜주시기를 간절히 청합니다.

 하느님과 성모님께서는 아무리

중죄인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멸망하기를 바라지 않으십니다.

죄인들도 하루 빨리 돌아와

구원 받기를 원하십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진정어린 회개를 부탁드립니다.

자식과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진실을 말해주기를 기다립니다.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해지면서

별 것도 아닌 인간 존재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첨단과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인간은 큰 착각에 빠집니다.

 인간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착각,

 그러면서 하느님의 영역,

하느님의 자리는 조금도

염두에 두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니 인간 측의

가장 큰 문제는

겸손의 결핍이군요.

 내 힘으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는 도를 넘어서는 지나친

자신감이 문제입니다.

 이런 면에서 성모님의 겸손이

 유난히 돋보입니다.

성모님은 영광스럽게도 하느님을

 자신의 태중에 모신 분이십니다.

과분하게도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품에 안으신 분입니다.

 장차 구세주의 어머니로 살아가며

누리게 될 세속적 영예나 특권에 대한

일말의 기대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구세주의 어머니란 타이틀이

모님의 신앙 여정에 마이너스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언제나 가난하고

작은 사람으로 남기를 원하셨기에

그 모든 유혹을 물리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인생은 오직 메시아를

담아내기 위한 질그릇 같은 인생에

불과하다는 것을 평생 잊지 않았던

성모님의 겸손,

여기에 그분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아들 예수님 일생에 여백 같으셨던 분

성모님, 예수님 탄생 순간부터

갈바리아 산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예수님 뒤에서 조용히 서 계시던

성모님, 아들 예수님이 커지시도록

한없이 작아지셨던 성모님,

늘 예수님 그늘에

계셨던 성모님이셨습니다.

 이토록 겸손하셨던

성모님이었기에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그분을 인류의 어머니로

끌어올리신 것입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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