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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61209 -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작성자김진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9 조회수2,119 추천수1 반대(0) 신고
2016 12 09 () 가해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복음 묵상

이사야서 48,17-19
마태오복음 11,16-19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
지금은 낮은 데로 임하시는 그분을 찾아나서야 할 때 입니다 >


신문지 한 장 달랑 깔고 누워 있는 할아버지 한 분을 보고서 육교를 건너던 한 아이가 고민에 빠집니다. "저 할아버지가 예수님이시죠?"

누가 우리의 예수님이십니까? 화려한 벽면에 비싼 원목으로 짜여서 높이 들리운 그 분이십니까? 그 분은 아직도 우리의 편견과 아집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달려 계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포기한 채 높고 귀한 것만을 찾아 헤매고 있을 때 바로 우리 곁에선 사랑에 목말라 생명의 한 조각에 배를 곪으며 쓰러져가는 예수님을 보지 못합니다.

아이의 입을 통해 나오는 主님의 말씀인 듯 합니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했던가요? 그 화려한 불빛에 가려 어둠에 짓눌려 신음하는 이들을 보지 못하는 우리를 질타하는 말씀이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지혜가 옳다는 것은 그 지혜가 이룬 일로 드러났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세례자 요한과 하느님의 지혜이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구원의 뜻이 드러났다는 말씀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의 뜻은 소수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고 모든 이의 구원을 이야기합니다. 어쩌면 점점 더 화려해져 가는 성전에서만 기도가 되고 살아있는 하느님을 느끼려고만 하면서, 오히려 점점 더 하느님과 멀어져만 가는 우리들을 질타하는 말씀이지는 않을까 생각됩니다.

성전이 화려해지면 사람들 마음도 화려해지려나?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보고 성당을 다니는 거지?
이런 의문들이 머리를 맴돕니다.

평신도, 성직자가 아닌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까? 오늘의 교회는 너무도 기업화되어 가는 듯합니다. 주임신부는 사장이고 수녀는 부사장, 사목위원들은 임원들. 누가 교회를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예수님은 이런 교회를 원하셨던 것일까요?

교회는, 그 어원을 찾아보면 사람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믿고 따르는 모임, 공동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저 화려한 성전을 교회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바로 교회가 아닌가!

그렇다면 나는 진정 교회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믿음이 없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서 교회임을 느낄까? 그날을 준비하는 사람인 나는 정말 기꺼이 그분의 수난에 동참하려 애쓰고 있는 것일까? 십자가 없는 부활만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누가 더 높고 누가 더 낮은 사람이란 말인가? 훌륭하게 교회운영을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 받고 싶은가? 아니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그런 공동체의 모습으로 남고 싶은가?

우린 너무도 높이 올라와 있습니다. 죄인들이나 세리같이 손가락질 받고 없이 보이는 이들과 어울리셨던 예수님은 물처럼 낮은 데로 임하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입으로만 떠들어대지 말고 이젠 우리가 낮은 데로 내려가야 할 때 입니다.

내려감의 굴욕과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자만이 영원한 생명에 이를 수 있고 그분을 만나 뵈옵는 영광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들을 끌어안아줄 이웃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누군가의 말대로 없는 사람, 부족한 사람, 별 관심을 끌지 못하는 사람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그들을 내가 먼저 끌어안아야 하지 않을까요!

이젠 주위를 둘러보고 낮은 데로 임하시는 그분을 찾아나서야 할 때입니다.
작은 아기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그 분의 품에 안기기 위해 우리는 더욱더 작은 자 되어야 합니다.


강병규 야고보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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