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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9 조회수2,063 추천수14 반대(0)

386세대인 저는 과잉진압, 과격한 행동을 수반하는 데모에 익숙해있었습니다. 사복차림의 백골단의 모습도 보았고, 중무장한 전투경찰도 보았습니다. 최루탄과 사과탄도 보았고, 숨을 쉬기 어려울 만큼 기침과 눈물도 흘려 보았습니다. 언론은 늘 과격한 행동과 폭력시위가 문제라는 보도를 하곤 하였습니다.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국가의 질서를 혼란케 하기 때문에 시위와 행진은 차도를 이용할 수 없도록 하였고, 정해진 지역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19876, 그럼에도 시민들은 거리로 나섰고, 시민들의 힘으로 직선제 개헌을 이루어냈습니다. 저는 6번의 대통령 선거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 하였고, 그것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절차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의 힘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국민을 위하는 대통령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년이 지난 2016년 저는 새로운 집회와 시위의 현장을 보았습니다. 법원은 집회의 장소와 행진에 대해서 유연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교통 흐름의 방해도, 국가의 질서가 혼란해질 거라는 염려도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앞서지 않는다는 결정이었습니다. 늘 차에게 양보하였던 넓은 거리와 광장은 자유와 민주를 위한 함성의 자리가 되었습니다. 숨 막히는 긴장과 일촉즉발의 삼엄함은 사라졌습니다. 광장은 축제의 자리가 되었고, 어린아이들과 학생들에게는 민주주의를 체험하는 교실이 되었습니다. 100만이 넘게 모인 자리도 깨끗하게 정리되는 성숙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대포도, 최루탄도, 강경진압도 없었습니다. 시민들은 질서 있게, 평화롭게 자신들의 주장을 이야기하였고, 한국의 집회 문화는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국의 집회와 시위는 직선제 개헌을 넘어서 부정한 권력, 부패한 권력, 무능한 권력이 더 이상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할 정도로 발전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권력은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요한의 회개와 단식도 하느님께로 향하는 축복의 길이 되는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가난한 이, 병든 이, 아픈 이와 함께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하느님의 아들로 보이기 마련입니다.

 

오늘 성서 말씀을 묵상하면서 30년 후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휴전선은 세계적인 생태 공원으로 변하였고,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면 좋겠습니다. 통일신라, 고려, 조선에 이어서 통일된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부산에서 타는 기차가 평양을 거쳐서 북경으로, 모스크바로, 유럽으로 달려가면 좋겠습니다. 지역, 이념, 계층, 신분, 학연, 세대라는 낡은 을 벗어버리면 좋겠습니다. ‘관용, 존경, 인내, 헌신, 사랑이라는 새로운 안경을 쓰면 좋겠습니다. 생각만으로도 가슴 벅차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 역시도 권력을 쫓는 사람들의 몫이 아니고, 깨어있는 사람들의 외침이 모여야 이루어 질 것 같습니다.

 

주님, 당신을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이다. 행복하여라! 악인의 뜻에 따라 걷지 않는 사람, 죄인의 길에 들어서지 않으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고, 밤낮으로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 같아, 제때에 열매 맺고, 잎이 아니 시들어, 하는 일마다 모두 잘되리라. 악인은 그렇지 않으니, 바람에 흩날리는 검불 같아라. 의인의 길은 주님이 아시고,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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