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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공감의 아름다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09 조회수1,209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공감의 아름다움"

지난여름 힐링 차 형제들과

함께 낚시를 갔다가 한 가지

특별한 체험을 했습니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갔었지만

역시나 꽝이었습니다.

땡볕에 대어 한 마리 잡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다해봤지만

전혀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제 옆에

한 어르신께서

낚시를 하고 계셨는데,

 현지 분이신 것 같은데도

저랑 똑같이 잔챙이들만 잔뜩

건져 올리고 계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둘이서 너무

더운 날씨 탓을 하며 서로를

위로하고 있던 어느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어르신 낚싯대가 휘청하면서

낚싯대가 마구

끌려가는 것이었습니다.

고기가 얼마나 컸던지

낚싯대 끝이 거의 90도

각도로 휘었습니다.

 어르신께서는 더 이상

행복할 수 없다는 얼굴로

콧노래까지 부르시며 녀석을

끌어올리기 시작하는데,

녀석이 얼마나 대물이었던지

발밑에까지 끌어오는 데만

5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였습니다.

드디어 녀석의 얼굴이 보이고

이제 뜰채로 끌어올리기만 하면

되는 수확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의 상태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합니다.

 대물을 낚으신 어르신께

진심어린 마음으로 축하의

인사를 올렸어야 마땅한데,

 제 마음 깊은 곳에서는

강한 시기질투심과 분노가

마구 솟아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물고기가 알았던지

정말 근사하게 생긴 녀석이

마지막 순간 필사의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낚시 줄을 끊고

 쏜살같이 깊은 바다 속으로

도망쳐버렸습니다.

 어르신께서 얼마나

허망하셨던지

입에서 큰 장탄식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바로 옆에 있던

저는 부끄럽게도 솔직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어떻게 해서든

꾹 눌러 참아야 했었는데,

저도 모르게 제 입에서는

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할아버지께서

저를 확 째려보시는데,

그 눈빛이 정말 섬뜩했습니다.

그 눈빛은 얼마 전 조사받으러

검찰청에 출두했다가 질문하는

여기자를 째려보는

 우병우 전 민정수석

눈빛 저리가라였습니다.

 메시아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모습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모습은 우리 인간과

공감하시는 모습입니다.

우리 인간의 필요성에

호응하는 모습입니다.

우리 인간과

동고동락하시는 모습입니다.

우리 인간과

똑같이 되신 모습입니다.

공생활 기간 동안 예수님께서

하신 일은 대단한 일이

아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고통 받고 있는 인간 옆에서

같이 고통당하셨습니다.

슬퍼하는 사람 옆에서

 같이 슬퍼하셨습니다.

눈물 흘리는 사람 옆에서

같이 눈물 흘리셨습니다.

죽어가는 사람 옆에

앉아 위로해주셨습니다.

기뻐하는 사람 옆에서

같이 기뻐하셨습니다.

경사스런 일을 맞이한

사람에게 축하해주었습니다.

 오랜 만에 걸린 대어를 놓쳐

크게 상심하고 계시는 어르신

옆에서 공감해드리지 못하고

낄낄대고 웃은 제 모습이

 공감과 호응의 명수이셨던

예수님과 너무나 크게

대비되어 부끄럽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공감과

 호응의 명수셨습니다.

복음서 안에서 예수님께서는

 몇 차례 눈물을 흘리신

흔적이 보입니다.

절친 라자로의 죽음 앞에서도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끝끝내 회개하지 않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들 잃고 슬퍼하는

나인성의 과부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를 향해

제발 좀 더 공감하라고,

제발 좀 더 호응하라고 이렇게

당부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우리가 피리를 불어 주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가슴을 치지 않았다.”

(마태오 복음 11장 17절)

 대림시기 예수님께서는

 별의 별 방법을 다 동원해서

우리를 회개와 새 출발의

삶에로 초대하십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우리는

그런 예수님의 초대에

미동도 하지 않습니다.

전혀 반응이 없습니다.

우리를 향한 그분의 피리소리와

춤사위에 조금이라도

반응하고 움직이는

대림절이 되면 좋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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