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1 조회수1,241 추천수8 반대(0)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를 모르고 거친 세상과 다투려는 사람입니다. 말의 의미처럼 작은 사마귀가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고 수레 앞에서 싸우려는 것과 같습니다. 떡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 먼저 먹는 사람도 이와 비슷합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깨려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정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한몫을 잡으려는 사람들도 이와 비슷합니다. 노름판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은 패가망신하기 마련입니다. 어른들은 이야기 하셨습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 가을이 오면 겨울을 준비하여라.’

 

당랑거철의 고사는 결국 수레를 모는 사람이 사마귀를 피해서 갔다고 이야기 합니다. 사마귀의 용기를 가상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어쩌면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당랑거철이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꽃동네를 설립하신 오웅진 신부님은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걸인들과 함께 작은 움막을 짓고 나눔을 시작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려는 사제의 꿈은 작은 불씨가 되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꽃동네는 외로운 이들, 지친 이들, 아픈 이들, 가난한 이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꽃동네를 직접 방문하셨고, 위로와 희망을 전해 주셨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에서 복음을 전하던 이태석 신부님이 있습니다. 그분의 숭고한 삶과 사랑은 많은 결실을 맺고 있습니다. 그분의 삶을 다룬 울지마 톤즈는 한 사람의 희생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발이 뒤틀린 나환자들을 위해서 신발을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알려주기 위해서 스스로 악기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된 목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사제의 길을 가기 위해서 신학교에 지원을 하였습니다.

 

거리를 밝히는 작은 촛불이 거대한 권력과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작은 촛불들이 모이니, 거대한 파도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노래합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정권을 바꾸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권을 원하는 것입니다. 부정과 부패의 고리를 끊고, 한걸음 더 도약하는 희망의 나라를 원하는 것입니다.

 

며칠 전에 추기경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추기경님께서는 복음화 학교를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신자들의 삶에 변화를 주고 있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앞으로 교회는 복음화 학교와 같은 모임이 있어야 희망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26년 전에 시작한 복음화 학교는 작은 불빛이었습니다. 교실을 구하기도 어려웠고, 때로는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신앙은 관념이 아니고 생활이라는 말에는 힘이 있었습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들이 생긴다는 말은 절망에서 희망으로 나갈 수 있게 하였습니다.

 

광야에서 회개의 세례를 외친 세례자 요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모진 박해를 견디면서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은 모두 거대한 권력에 맞섰던 작은 촛불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우리는 재물, 권력, 명예라는 을 벗어버리고 나눔, 희생, 사랑이라는 새로운 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꿈 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 주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회개하고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남을 탓하고 심판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난을 참고 이겨낸 사람들의 본보기로서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예언자들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을 털어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를 봅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푸른 잎들은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만일 나뭇잎들이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붙어있다면 나무는 긴 겨울을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나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생존의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긴 겨울을 견딘 나무는 봄이 오면 새로운 잎이 생기고, 여름에 뜨거운 태양을 마음껏 받아들여 열매를 맺고, 나이테 하나를 더 만들어 냅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만의 몫이 아닙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배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구원은 특정한 사람만이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만이 나눌 수 있고, 그 안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고 그런 사람만이 우리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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