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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2 월/ 하느님 나라의 무자격자와 무능력자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1 조회수1,571 추천수5 반대(0) 신고




가해 대림 3주 월, 마태 21,23-27(16.12.12)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마태 21,25)





The authority of Jesus questioned







하느님 나라의 무자격자와 무능력자

예수님께서는 성전정화를 하신 뒤라 긴장감이 도는데도 성전에 가서 가르치십니다. 그때 이스라엘의 최고권력 기관은 최고의회 구성원들이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이 예수님께 누구에게 받은, 무슨 권한으로 가르치고 치유하며 성전을 정화하는지 물으며 시비를 겁니다(21,23).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은 율법학자들이나 바리사이들과 달리 권력 문제에 매우 민감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눈에 하느님의 이름으로 성전정화를 하신 예수님의 처사는 대단한 도전으로 보였음이 분명합니다. 권한에 관한 그들의 질문은 한마디로 왜 우리들의 기득권을 침범하려 하느냐 하는 반발인 셈입니다.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의 태도는 이미 오시어 하느님의 일을 하는 메시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과 진리와 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뜻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지녔기에 그들은 입으로는 하느님의 권위를 말하고 하느님으로부터 직무를 받았으니 자신들의 말을 따를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의 으뜸가는 문제는 바로 위선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이 아닌 자기 권력을 삶의 중심에 두고, 선입견에 매여 있으면서도 자신들이야말로 가장 잘 섬기고 있다고 착각하였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요한의 세례가 어디에서 온 것이냐?”(21,25) 하고 물으시자, 자신들의 권력에 침해를 입을까 걱정하여 “모르겠다”(21,27)고 답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위선과 거짓, 선입견을 가지고 예수님께서 누구이신지 알아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시지 않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에서 수석사제들이나 원로들과 같은 사람들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지요. 청문회나 국정조사의 증인들은 상투적으로 “모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하고 답합니다. 자기 권력을 지키려고 비굴하게 거짓을 읊어내는 모습이 추악하고 가련할 뿐입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하느님 나라의 무능력자요 자격 없는 사람들이 아니고 누구일까요? 심장에서 양심이 가출해버리고 마비되어버린 상태, 사랑도 선도 진실도 남의 비극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영혼은 하느님 나라의 들어갈 자격도 능력도 없는 이들입니다. 하느님의 권능 앞에 먼지에 지나지 않고 무상한 것이 인간 권력이지요.

이제 성탄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능력과 자격을 갖추도록 스스로를 추슬러야 할 때입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한 능력은 세상의 지식이나 물질적 능력, 인간적 재능이 아니라 사랑의 능력입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타자(他者)를 위해 기꺼이 바보가 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권한과 자격은 자신의 힘을 빼고 하느님의 권능에 의지하는 이들에게 주어집니다. 나의 소유와 내 중심적인 생각과 행동을 내려놓고 진리 안에서 그분께서 원하시는 선을 행하는 이들이야말로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하느님 친히 선물로 주신 사랑의 마음으로 정의를 위해 헌신하고, 진실하고 열린 자세로 서로를 이롭게 하는 일에 투신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에 합당한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우리가 지닐 참 권한은 사랑의 권한뿐임을 기억하는 오늘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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