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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7 토/ 인간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하느님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6 조회수1,794 추천수6 반대(0) 신고




대림 3주 토, 마태 1,1-17(16.12.17)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족보.”(마태 1,1)





The genealogy of Jesus







인간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하느님

얼마 전 한국인의 족보에 해박하셨던 부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예수님의 족보가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오늘 복음은 “다윗의 자손이시며 아브라함의 자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1,1)라는 구절로 시작됩니다. 이는 예수님이 아브라함의 후예요 다윗의 후예인 메시아임을 강조합니다. 이 생경하고 지루한듯 보이는 예수님의 족보가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하느님께서 인간의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것은 우리의 처지 안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우리 삶에 끼어드시어 관계를 맺으시고 함께하시기 위한 것이지요. 사랑은 그렇게 철저히 타자중심적으로 움직입니다. 인간을 위해 인간의 조건을 취하신 처사야말로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절대적 포기요 끝을 모르는 가난입니다. 사랑이신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을 찾기에 앞서 우리에게 다가오시고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려주시고 조건 없는 사랑으로 초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족보에는 하느님의 구원의 손길과 인간사의 신비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다윗 왕조 때 흥성하다가 바빌론 유배로 파국을 맞고 긴 침체기를 보냈지요. 예수님 시대에는 로마의 지배를 받으며 혼란과 어둠에 빠져 있었습니다. 인간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하느님께서는 '시대의 어둠과 쇠락'을 끌어안고 빛을 밝히기 위해 오신 '영원한 빛'이셨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 빛을 알아차리고 빛이 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의 족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으로 인간에게 다가오시어 개입하시는 하느님의 구원계획입니다. 족보에는 비정상적인 관계 속에서 후손을 낳은 여인들, 선택받지 못한 외국인들, 가문을 더럽힌 이들이 포함되어 있지요.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조건을 뛰어넘어 자유로이 개입하시며 누구나 구원하십니다.

예수님의 족보는 우리의 한계와 영혼의 어두움에도 하느님의 사랑의 역사는 항구히 지속됨을 말해줍니다.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죄로 기우는 경향으로 인하여 늘 더럽혀진 역사요 어둠의 역사입니다. 그러나 그 역사를 품어 재창조를 이루어내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구원의 역사입니다. 이 족보는 모두를 사랑으로 품어주신 하느님의 애정 가득한 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예수님의 족보는 선조들에 관한 것으로서 예수님께서는 선택된 민족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역사가 예수님에게서 그 의미를 얻고 정점에 이르게 됨을 말해줍니다. 인위적으로 14대씩 삼대로 나누어 배치된 이 족보는 완전함을 상징하는 7의 배수로 구원의 때가 충만했음을 뜻합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느님과 함께함으로써 진정한 풍요로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족보에서 보듯 인간의 역사는 하느님께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역사는 사랑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시작되었고, 사랑의 하느님 때문에 의미 있으며, 사랑을 향해가는 사랑의 역사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내 삶의 뿌리이신 주님을 회상하며, 바로 그분으로부터 새로운 변혁을 이뤄내야겠습니다.

나아가 인간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처럼 하느님을 삶의 정점에 두어야겠습니다. 그분처럼 다른 이들의 고통과 죄악, 상처와 부조리한 현실, 비정상과 몰상식마저도 사랑으로 품어 주님의 창조를 이어가도록 힘쓰는 오늘이길 희망합니다.

인간 족보에 이름을 올리신 주님의 족보에 나의 이름을 올릴 수 있는 행복한 날이 올 수 있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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