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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3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7 조회수1,367 추천수12 반대(0)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예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고지식하고, 원칙적인 남편이 아내에게 이야기 합니다. 당신이 가족들에게 헌신하고, 아이들도 잘 자랐으니, 나도 당신이 다니는 성당에 한번 나가보겠소. 아내는 너무 기뻐서 남편의 손을 잡고 성당으로 갔습니다. 남편과 함께 미사를 드리는데, 그날 복음이 잘 알아듣기도 힘든 예수님의 족보이야기였습니다. 성격이 급한 남편은 예수님의 족보이야기를 듣고, 신부님의 강론도 들었습니다. 미사 후에 아내는 걱정했습니다. 남편이 짜증을 낼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성당에 나가지 않겠다고 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이야기는 전혀 예상 밖이었습니다. 예수라는 분 뼈대 있는 가문에서 태어났구먼!’ 아내의 걱정과는 달리, 남편은 예비자 교리를 잘 받았고, 지금은 교육 분과장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족보를 묵상하면서 여자들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한양 조씨 현주공파에 속해 있습니다. 저의 족보를 보면 남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분들도 남자들입니다. 그런데 2000년 전의 예수님의 족보에는 4명의 여자가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여성들은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습니다. 타마르는 지혜로웠습니다. 유다가문의 혈통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유다는 지혜로운 타마르를 받아들였습니다. 라합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차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라합이 없었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을 차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롯은 지극한 정성으로 시어머니를 섬겼습니다. 롯은 다윗왕의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성령으로 잉태된다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족보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비천한 직업이었고, 이방인이었고, 과부였고, 가난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함께 하셨기 때문에 이루어진 일입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감독이 있습니다. 감독은 배우들의 역할을 정해 줍니다. 어떤 배우는 드러나지는 않지만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주 나오곤 합니다. 어떤 배우는 짧게 나오지만 그 역할이 강렬하여 기억에 남습니다. 어떤 배우는 모진 고생을 하면서도 용기를 잃지 않아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배우들은 악역을 맡아서 영화가 끝났어도 관객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합니다.

 

배우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감독의 뜻과 감독의 의지가 무엇인지를 잘 아는 것입니다. 자신의 뜻과 자신의 욕심이 들어간 연기가 아니라, 전체 영화를 빛내주는 그런 연기를 해야 합니다. 우리의 인생이 한번이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면 때로 허망하기도 하고, 욕심을 부리고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인생이 하느님의 크신 계획에 따라서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나에게 주어지는 일상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단거리 달리기가 아닙니다. 인생은 이어 달리기입니다. 비록 지금 부족하다고 해도 다음 세대가 더욱 잘 할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지금의 성공과 명예는 이전 세대의 땀과 노력의 결과라는 겸손함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어 달리기의 끝은 하느님께서 결정하실 것입니다. 우리는 다만 오늘 나에게 주어진 삶의 구간을 충실하게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께서는 저 들의 돌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중요한 것은 혈통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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