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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베토벤의 키스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8 조회수1,159 추천수4 반대(0) 신고



 

베토벤의 키스

 

- 윤경재 요셉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보아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고 하리라.” 임마누엘은 번역하면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아내를 맞아들였다. (마태1,20~24)

 

 

 

 

어려서 신동 소리를 들었던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안도르 폴데스이지만, 그가 끝까지 피아노를 계속 할 수 있게 된 것은 단 몇 마디의 말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열여섯 살이었을 때 이미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어도 심한 음악적 갈등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를 가르치는 음악 선생님과 견해 차이로 어쩌면 음악을 그만둘지도 모르는 위기가 그에게 닥쳤습니다. 그런 와중에 그는 리스트의 마지막 제자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백발의 피아니스트 에밀 폴 자우어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노 피아니스트와 저녁을 함께 한 자리에서 폴데스는 너무나 감격스러운 나머지 살이 떨리기까지 했습니다.

 

식사 후 폴데스는 자우어 앞에서 바하를 연주했습니다. 자우어가 어떻게 생각할 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폴데스는 영 자신이 없었습니다. 바하가 끝나고 이번에는 베토벤의 소나타 비창을 연주했습니다. 폴데스의 정열적인 연주가 끝나자 노 피아니스트는 힘겹게 일어나 폴데스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러고는 그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습니다.

 

얘야, 이 키스는 베토벤의 키스란다. 난 너 만한 나이 때 리스트 선생님의 제자가 되었다. 어느 날 리스트 선생님은 내 이마에 키스해 주시며 말씀하셨다. ‘이 키스를 잘 간직해야 한다. 나는 네 나이에 나의 연주를 들은 베토벤으로부터 이 키스를 받았단다. 이 키스는 베토벤으로부터 이어져오는 것이란다.’ 나는 리스트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언젠가는 이 성스러운 유산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그런데 오늘 이런 기회가 오다니. 넌 충분히 베토벤의 키스 받을 자격이 있구나.”

 

그 후 폴데스는 더욱 공부하고 노력한 끝에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 베토벤의 키스가 그를 구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학생들을 가르칠 만큼 나이가 들었을 때 늘 베토벤의 키스를 떠올리며 아이들을 대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폴데스는 피아노 연주를 할 때마다 곁에 베토벤 할아버지가 함께 계신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는 2차 대전의 격랑 속에서 고생하다가 거기서 벗어나려고 미국으로 이주하였습니다. 그는 자신이 받은 사랑의 유산에 감사하며 남미 등 음악의 변두리를 찾아 베토벤 할아버지를 알리는 연주여행을 다녔습니다.

 

의로운 요셉은 약혼녀 마리아가 자기 뜻과 달리 임신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자초지종을 마리아에게서 들어 알았지만, 성령으로 아이를 잉태하였다는 말을 듣고는 자기가 간여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라면 공연히 자기가 나서서 될 일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마리아를 약혼 상태에서 풀어주기로 하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계획은 요셉의 생각과 달랐습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이어지는 다윗의 가문을 잇고자 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맺으셨던 약속을 실행하시고 다윗 가문에 내렸던 예언을 현실화 하신 것입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믿음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이셨습니다.

 

베토벤의 키스라는 인간의 유산마저도 사람을 변화시키는 강한 힘을 가졌는데 하느님께서 약속하신 유산은 말할 나위가 없이 커다란 위력을 지녔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아드님을 보내시겠다는 하느님의 계획마저도 인간의 자발적인 응답이 없이는 함부로 실행에 옮기지 않으시고, 가없이 크신 사랑의 무한함을 보여주시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감사함의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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