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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랑이냐 꿈이냐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9 조회수1,669 추천수3 반대(0) 신고



2016년 가해 대림 제4주일


< 예수님께서는 다윗의 자손 요셉과 약혼한 마리아에게서
탄생하시리라. >


복음: 마태오 1,18-24






성가정


Antolinez, Jose 작, 부다페스트 파인아트 미술관


  

사랑을 좇을 것인가, 꿈을 좇을 것인가는 소설이나 영화의 참으로 오래된 주제입니다. 요즘 상영하는 라라랜드도 그런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꿈을 좇는 두 남녀. 남자 주인공은 이미 퇴물처럼 되어버린 정통 재즈를 되살리고 싶은 꿈이 있고, 여자 주인공은 헐리우드의 멋진 여배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 남자는 더 이상 사랑받지 못하는 정통재즈를 고집하는 바람에 직장을 잃게 되고, 여자 주인공은 매번 오디션에서 낙방합니다. 서로의 꿈에 관심도 없었던 이들이 우연히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여지없이 다가오는 현실의 어려움 앞에서 남자는 자신의 꿈을 접고 현대 음악과 섞여버린 퓨젼재즈밴드에 입단합니다. 돈은 충분히 벌게 되지만 순회공연으로 여자를 자주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자를 사랑하고 순회공연을 함께 다니자고 제안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자는 꿈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를 따라가지 않고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로 일인극 공연을 하게 됩니다. 남자의 성공에 비해선 여자의 실패는 너무 큽니다. 여자는 자신을 신경써주지 못하는 남자를 원망합니다. 사실 자신의 꿈에 관심이 없는 듯 한 남자에 실망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남자 또한 자신은 여자 때문에 꿈을 포기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남자를 떠나버립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자의 연극을 보았던 몇 명 안 되는 관객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어떤 영화제작자가 남자의 전화번호로 그 여자를 찾습니다. 남자는 힘겹게 여자를 찾아내서 마지막으로 오디션을 한 번 더 보라고 권합니다. 절망에 빠져있던 여자는 그 남자의 충고에 용기를 얻어 오디션을 보고 붙어서 영화 제작을 위해 파리로 떠납니다. 남자는 여자의 성공을 빌어주며 그 일에만 집중하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로 열심히 달려가 보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5년 뒤. 여자는 결국 유명한 헐리우드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을 이루게 도와주었던 남자가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여 아기까지 가지고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남자는 아직 여자를 잊지 못한 채 자신이 원하던 재즈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갑니다. 우연히 그 까페에서 마주친 두 사람은 재즈 선율을 들으며 엇갈려버린 운명을 뒤로하고 서로의 길을 가게 됩니다.

 

결국 이 영화도 각자가 꿈을 좇는다면 사랑이 이루어지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서로의 꿈도 이루고 사랑도 이루어지는 좋은 결말도 있겠지만 현실을 진지하게 바라보면 꿈과 사랑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쩌면 인간 각자가 꾸는 꿈은 상대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상대를 이용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꾸는 꿈이 강하면 사랑의 목적도 그 꿈을 이루는 과정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아름답게 보이는 위 영화에서도 남자는 여자의 꿈에 희생당한 느낌이 듭니다. 애초에 그렇게 꿈에 집착하는 사람과 사귀지 말았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생각도 듭니다. 꿈이 큰 사람은 그 꿈 안에서만 사람을 만납니다. 그래서 사랑이 아니라 이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젊으니 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자신처럼 매일 새벽에 일어나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가르쳤던 김미경 강사.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꿈을 가지라고 강의했던 것에 대해 정말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정작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어도 그 자체로 소중한 개인의 존엄성을 잊게 만든 장본인이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논문표절 문제로 망하고 나서 그래서 강의를 더 이상 할 수 없어서 절망에 빠진 순간에도 자신 안에서 괜찮다. 사랑한다는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광야로 나가야합니다. 아무 것도 바랄 수 없고 오직 주님의 자비만을 바라며 살아야 하는 공간이 바로 광야입니다. 그 곳에서는 내 꿈을 꿀 수 없습니다. 있으면 먹고 없으면 굶어야합니다. 어쩌면 김미경 강사도 이전에는 자신도 모르게 젊으니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강의를 했겠지만 결국 자신의 성공을 위해 그들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꿈과 이상은 사랑과 반대됩니다. 사랑한다면 나의 꿈은 포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조금 다른 꿈도 있습니다. 하느님이 우리 인간을 향해서 꾸는 꿈입니다. 구약의 요셉이 꿈을 꾸었습니다. 그의 꿈은 모든 가족이 자신을 섬긴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형제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습니다. 그래서 형제들에게 배신당하여 이집트로 팔려갑니다. 그러나 결국 이집트 재상이 되어 흉년이 들었을 때 가족을 살리고 가족들을 구해주는 그 꿈이 이루어집니다. 그렇지만 이 꿈은 요셉이 원해서 꾼 꿈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계획이었습니다. 하느님의 계획은 결국 사람을 하나로 사랑하게 만드는 꿈입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신약의 요셉도 꿈을 꿉니다. 그 꿈에서 천사가 나타나 마리아와 혼인하라고 일러줍니다. 그의 꿈은 그저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성령으로 잉태한 하느님의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야하는 형편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셉은 주님의 뜻에 순명합니다. 그리고 아기 예수님을 처음 뵈옵는 영광과 그의 양부가 되는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이렇듯 주님은 우리 꿈을 포기하고 당신 꿈에 집중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면 주님도 만나고 이웃도 더 사랑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웃의 꿈에 사랑이라는 굴레로 이용당하느니, 주님의 꿈에 이용당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믿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꿈을 어떻게 알아들을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을 보니 주님은 천사를 보내시어 요셉에게 당신 뜻을 알려주십니다. 요셉에게만 그렇게 하실까요? 아니라고 봅니다. 하느님은 우리 모두에게 당신 뜻을 알려주십니다. 다만 우리가 다른 무언가에 신경이 빼앗겨 있어서 그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 하고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요셉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 내 뜻이 무엇이건 간에 주님의 뜻을 깨닫게 되는 순간 곧바로 버릴 수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 뜻이 무조건 내 뜻보다 좋다는 것을 인정하는 자세입니다. 이것이 광야의 삶입니다.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입니다. 계획을 세울 수도 없습니다. 광야에는 아무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세를 가져야만 주님의 천사를 꿈에서 만나 뵈옵게 됩니다. 내가 꿈을 꾸면 사랑은 할 수 없게 됩니다.

 

포레스트 검프는 불편한 다리와 아이큐 70밖에 안 되는 머리를 지닌 외톨이 소년입니다. 그의 헌신적이고 강인한 어머니는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고 가르칩니다. 어떤 초콜릿을 꺼낼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포레스트는 따돌림을 당해 도망치다가 자신이 잘 달릴 줄 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렇게 풋볼선수가 됩니다. 그리고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군대에서도 영웅이 되며 동료를 위로하겠다고 탁구를 치다가 훌륭한 탁구선수가 되고 나와서는 군 동료의 꿈을 이루어주기 위해 새우를 잡다가 결국 큰 사업가가 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자녀를 낳아 잘 기르는 누구보다 훌륭한 가장의 삶을 살아갑니다.

한 사람이 평생 한 분야에서 성공하기도 힘들지만 포레스트는 자신이 거치는 모든 분야에서 최고가 됩니다. 이것은 그가 계획한 삶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꿈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이 이루고 싶은 모든 꿈들을 다 이루어냅니다. 하루하루 남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해 주려다가 그렇게 됩니다. 물론 성공해도 그것에 대한 집착도 없습니다. 그저 박스에서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는 초콜릿을 고르는 소년과 같이 내일은 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기만 한 어린이처럼 살아갑니다. 미래를 계획하고 하루하루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해야 성공한다는 식의 삶과는 매우 다른 관점의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이 오늘 복음의 요셉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자신의 꿈 때문에 고집부리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꿈이나 야망은 피해를 주지만, 광야에 선 인간은 남을 도울 여유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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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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