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4주간 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19 조회수2,215 추천수7 반대(0)

연말이 되면서 각종 모임들이 있습니다. ‘송년회를 하는 것입니다. 1년 동안 베풀어 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감사드리고, 이웃들과 친교를 나누는 것입니다. 본당에 있을 때는 신앙의 윷놀이를 하곤 했습니다. 윷판에 천당, 지옥, 연옥, 잉태를 표시하였습니다. 천당에 말이 놓이면 졸업입니다. 지옥에 말이 놓이면 다시 시작입니다. 연옥에 말이 놓이면 한번 쉬는 것입니다. 잉태에 말이 놓이면 다른 말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신앙의 의미를 배울 수 있게 하였고, 재미도 있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잉태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아이를 갖는 것은 여성의 몫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 아이를 가지는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여성은 죄인 취급까지 받았습니다. 자손을 이어가는 것은 소중한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많아서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여성이 아이를 가진다는 것은 커다란 축복이었습니다. 가문의 영광을 드러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기억 속에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는지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은 어쩌면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그런 무모한 일을 하시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의 어머니를 잠시 생각합니다. 어머니는 무척 힘이 세셨습니다. 어릴 때 이사를 자주 다녔는데, 어머니는 이삿짐을 거의 혼자서 날랐습니다. 아버님은 이사 가는 날도 어딜 나가셨고, 이사를 다 마친 후에 돌아오곤 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식구들을 먹여 살렸습니다. 쌀가게, 연탄가게를 하셨고, 나중에는 밥장사도 하셨습니다. 작은 집이라도 장만 하신 것도 어머니셨습니다. 어머니는 식구들을 위해서 빨래를 다 하셨고, 식사 준비와 설거지도 혼자서 다 하셨습니다. 아무리 아프셔도 하루 누워있으면 거뜬하게 일어나셨습니다. 저는 기억을 잘 못해서 잊을 때가 있는데 어머니는 식구들의 생일은 꼭 기억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진실한 신앙인이셨습니다. 성당에서 봉사를 많이 하셨고, 평생 주일은 물론 평일미사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저의 어머니만 그러신 것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은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고,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큰 나무는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기 마련입니다. 우리 눈에 뿌리는 보이지 않지만 뿌리가 없다면 큰 나무는 바람에 쓰러지고, 가뭄에 말라 버릴 것입니다. 가정이라는 집은 뿌리와 같은 어머니가 있기에 바람이 불어도, 비가 내려도 안전하게 지켜지는 것입니다. 신앙인들은 바로 그와 같은 삶을 살아야 합니다. 뿌리와 같은 삶입니다. 생명을 잉태하면서 산고의 아픔을 겪는 어머니의 삶입니다. 가족을 위해서 헌신하는 삶입니다. 이웃을 위해서 희생하고 봉사하는 삶입니다.

 

신앙 안에서 잉태는 무엇인지를 생각합니다.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알고, 세례를 받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신앙이 식어버린 이웃들에게 다시금 복음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을 믿는 것입니다. 저의 어머니는 대녀들의 모임이 있을 정도로 대모를 많이 서셨습니다. 쉬는 교우들이 다시금 신앙생활을 하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80이 훌쩍 넘으신 지금도 대모를 서시는 것을 보면 영적으로는 아직도 젊으신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