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4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0 조회수1,428 추천수12 반대(0)

신학교에 들어가려는 학생들의 면접이 있었습니다. 신학교에서는 인성, 지성, 건강, 영성을 갖춘 학생들을 원하고 있습니다. 인성과 영성은 예비 신학생 모임과 면담을 통해서 파악하게 됩니다. 건강은 건강검진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공통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수학능력 시험을 통해서 드러난 지성입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는 배워야 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적정 수순의 지성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알 수 있는 지표는 수학능력 시험의 결과입니다.

 

모든 것을 고려해서 신학교에 지원할 수 있는 학생들을 선발하게 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면접의 결과를 받아들입니다. 추천서를 받아든 학생들은 결과에 만족하며 돌아가지만 추천서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은 풀이 죽은 모습입니다. 어떤 학생들에게는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에게는 다른 길이 있음을 권하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에게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려 주기도 합니다.

 

면접을 하면서 3명의 학생이 추천서를 받은 본당을 보았습니다. 11명의 신학생이 있는 본당은 곧 14명의 신학생이 될 것입니다. 저는 그 본당을 방문하였었고, 본당 신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성소자들이 많은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님과 보좌 신부님께서 좋은 표징을 보여 주셨기 때문입니다. 신학생들을 영적으로 이끌어 주시고,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신학생들이 함께 지낼 수 있도록 본당에 숙소를 마련하셨습니다. 본당 성소 후원회에도 기도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비가 자주 내리면 풀이 더욱 우거지듯이, 기도로 함께하니 성소자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습니다. 선배들의 전통이 있었습니다. 복사들 중에서 공부를 잘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당연히 신학교에 가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가정에서의 기도가 함께 하였습니다. 아브라함이 이사악을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듯이, 사랑하는 자녀가 사제의 길을 갈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고, 기도해 주시는 부모님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표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표징은 불가능한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표징은 자연법칙을 넘어서는 초자연적인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과학의 발전으로 예전에는 불가능했던 것들이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하늘을 날 수 있고, 물 위를 건널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징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사건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마리아가 성령으로 아이를 잉태하는 것은 하느님 사랑의 표현입니다. 마리아는 곰곰이 생각하였고, 이렇게 응답하였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표징에 대한 응답은 순명입니다.

 

이제 곧 성탄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으로는 2000년 전에 있었던 하나의 사건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은 새로운 시간의 시작이 되었습니다. 바로 의미의 시간, 가치의 시간, 영원의 시간, 부활의 시간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입니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었어도 다시 살 것입니다.’ 물리적인 시간의 법칙에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따라서 하느님의 시간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은 말씀이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우리들 또한 주님 사랑의 표징이 되기를 바라면서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평생 마음에 담았던 글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눈 내린 길을 걸을 때면(踏雪野中去)

발걸음을 어지럽게 하지 마십시오.(不須胡亂行)

지금 당신이 보여주는 삶이(今日我行跡)

뒤에 오는 사람들에게는 이정표가 되기 때문입니다.(遂作後人程)”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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