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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20."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니~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0 조회수989 추천수0 반대(0) 신고

루가 1,26-38(대림 4주 화)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예고합니다.

 

“보십시오. 젊은 여인이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할 것입니다.”(이사 7,14)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이사야의 예고대로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 마리아에게서 예수님께서 잉태하게 된 경위를 말해줍니다.

 

사실, 어제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예고를 들었고, 그제와 오늘은 예수님의 탄생예고를 들었습니다. 그제 들은 마태오가 전하는 예수님의 탄생예고는 요셉에게 전해준 것이었고, 오늘 들은 루가가 전해주는 예수님이 탄생예고는 마리아에게 전해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주님의 탄생예고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예고와는 사뭇 다릅니다.

 

세례자 요한의 탄생은 모든 사람이 중요하게 여긴 성전 성소에서 전해졌지만, 우리 주님의 탄생예고는 모든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지도 않았던 “이방인의 갈릴래아"(마태 4,15)에 있는 작은 동네 나자렛의 시골 처녀의 집에서 전해졌습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성전 안에 계신 하느님이 아니라, 당신의 거처를 사람들 가운데 두시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를 하느님의 거처로 삼으신 까닭입니다.

 

사실, 천사의 인사말대로 마리아는 “은총이 가득한 이”(루카 1,28)이였습니다. 이는 마리아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셨기 때문에 거룩한 사람이 된 것이 아니라, 이미 주님 앞에서 거룩한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주님의 어머니로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래서 옛 교부들은 말합니다.

 

“마리아는 몸으로 우리 주님을 잉태하시기 전에 마음으로 먼저 잉태하셨다."(아우구스티누스)

 

요한의 탄생예고는 즈가리야가 나이 많은 아내에게서 벌어질 일을 전달받게 되지만, 예수님의 탄생예고는 마리아가 동정녀인 자신에게 벌어질 일을 직접 듣게 됩니다.

 

즈카리아에게는 아기가 “엘리야의 영과 힘을 지니고 그분보다 먼저 와서 백성이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갖추게 할 것”(루카 1,17)이라는 사명이 예고되지만, 마리아에게는 아기가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외아드님”(루카 1,35)이라 불리게 될 것이라는 신원이 예고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성령께서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루카 1,35)이 이루게 될 것입니다.

 

즈카리아는 의심하여 자신의 목소리까지 잃어버리고 벙어리가 되었으나, 마리아는 믿음으로 응답하여 구원의 말씀을 품으셨습니다.

 

오늘 우리도 구원의 말씀을 품어야할 일입니다. 불신은 우리 목소리의 힘조차 잃어버리게 하겠지만, 믿음은 우리의 목소리에서 힘이 솟아나게 할 것입니다. 곧 구원의 말씀이 우리 안에 들어와 약동할 것입니다. 생명의 힘이 솟아나게 할 것입니다.

 

오늘, 진정 생명의 말씀이 우리를 새롭게 하고 세상을 새롭게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구세주의 잉태입니다.

 

‘아기 예수님의 잉태!’ 그것은 우리가 그분께서 원하신 바를 이루시도록 그분의 뜻에 승복하는 일입니다. 그분의 뜻을 우리의 뜻으로 품고, 그분의 희망이 우리에게서 이루어지도록 열망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당신의 사랑을 우리 안에서 이루시도록 우리 자신을 그분께 허용하는 일이요, 그분을 수락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그것은 단지 “예”라는 믿음의 응답을 넘어서, 또 자신을 건너드리는 순명을 넘어서, 마침내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며”(루카 1,38) 희망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희망이 아니라, 하느님의 희망이 우리에게서 실현되게 하는 일입니다. 곧 우리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희망이 이루어지는 장소요, 당신 은총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는 일입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는 사람인 우리를 당신의 집으로 삼으십니다. 그러니, 하느님의 참된 거처는 바로 사람인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바로 하느님의 집입니다. 이 얼마나 놀랍고 큰 기쁨입니까!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마리아와 함께 진정 기뻐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우리 안에 하느님의 희망이 있다는 이 사실이 말입니다. 우리를 희망하는 분이 우리 안에 계신다는 이 사실 말입니다. 우리 안에서 당신의 희망을 실현시키시는 바로 그분이 오늘, 우리 안에 잉태되셨습니다. 마치,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희망과 은총을 받아들여 하느님의 감실이요, 거룩한 성전이 되셨듯이, 이제 우리 역시 그렇게 하느님의 감실이요, 거룩한 성전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는 참으로 기쁘고 행복합니다. 바야흐로 성탄의 기쁨이 몰려옵니다. 희망이 이미 수태된 까닭입니다. 이토록, 우리 안에는 하느님의 희망이 이미 가득합니다.

 

그러기에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마리아와 함께 기뻐하며, 받은 그 희망이 실현되도록 하는 일입니다. 곧 아기 예수님을 탄생하는 일입니다. 참으로, “하느님께는 불가능이 없으시기에”(루카 1,37), 그분께서는 우리 안에서 진정 희망을 실현하십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바로 하느님의 희망입니다.

 

하오니, 주님! 진정 당신의 희망이 “말씀하신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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