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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1 수/ 하느님을 품는 축복과 기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0 조회수1,324 추천수7 반대(0) 신고




가해 대림 4주 수, 루카 1,39-45(16.12.21)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루카 1,43)





Mary visits Elizabeth







하느님을 품는 축복과 기쁨

오늘 제 1독서는 구세주를 기다리는 교회를, 산을 뛰어오르고, 언덕을 뛰어넘어 와 창틈을 기웃거리고 창살 틈으로 들여다보는 노루나 젊은 사슴과 같은 연인으로 비유합니다(아가 2,8-9.14). 그렇게 오시는 주님을 기다리는 것은 설레고 벅찬 기쁨을 안겨주며 복된 ‘은총의 사건’입니다.

마리아는 성령에 의해 하느님을 품음으로써 은총을 가득히 받으시고, 충만한 기쁨의 어머니가 되셨으며(루카 1,28),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신 분이 되셨습니다(1,42). 여기서 무엇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마음을 품고 살아가는가는 내 삶의 질을 가늠하는 관건이 되지요.

남을 해치려는 생각과 악하고 불순한 마음, 분노와 증오를 품고 살아가면 영혼이 혼탁해지지 않습니까? 무엇을 더 소유할까에 온통 집중하면 그 대상에 매이게 되고 진정한 자유와 기쁨을 맛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마리아가 복되고, 참 기쁨 중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기쁨이신 하느님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스스로 기쁨을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기쁨이신 분이 그녀를 방문하시어 함께해주셨기에 충만한 기쁨을 맛보게 되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마리아의 기쁨은 일시적으로 발출된 정서적 기쁨이 아니라 구원의 기쁨이었습니다. 따라서 누구든 진정 행복해지고 싶거든 기쁨 자체이신 주님을 받아들여 품어야만 합니다.

참으로 기쁘고 복된 존재가 되기 위해 마리아의 발걸음에 집중해봅시다. 마리아는 구원의 기쁨을 위해 주님의 몸만 받아들이신 것이 아니라 사람이 되어 오신 하느님, 예수그리스도의 말씀과 인류구원을 위한 죽음에 이르는 수난을 받아들이신 것입니다.

참 기쁨을 향한 복된 마리아의 발걸음은 엘리사벳을 만나기 위해 ‘길을 떠나 서둘러’(1,39) 유다 산골로 향합니다. 기쁨을 찾아가는 복된 길은 늘 그렇게 애착을 버리고 떠나는 데서부터 시작됩니다. 버리지 않는다면 자유도 기쁨도 맛볼 수 없습니다(9,62 참조). 애착의 끈을 붙든 채 행복을 바라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마리아는 얼떨결에 주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대답하고 말았지만 불안하고 무서웠습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임신한 몸으로 그 먼 여행길에 오릅니다. 우리가 찾아가는 기쁨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삶의 굴레를 안은 채 주님께로 가는 것이지요. 그 길이야말로 참 기쁨을 주는 유일한 길임을 믿으면서...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의 얘기를 들었을 때에만 해도 행복한 가정은 꾸릴 수도 없고 죽음만이 남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주님을 품고 길을 떠납니다. 사촌 엘리사벳을 찾아나서는 그녀의 발걸음은 구세주께서 자신의 길을 준비할 요한을 만나러 가는 ‘저 낮은 곳으로의 순례’였습니다. 기쁨의 길은 그렇게 자신과 소유를 떠나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움직임에서 샘솟습니다.

오늘도 우리 모두 애착을 버리고 성령의 이끄심에 자신을 내맡기고 주님을 품음으로써, 진정 복되고 기쁜 주님의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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