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프란치스코 교황님의 80회 생신을 진심을 축하드리며)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1 조회수964 추천수2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80회 생신을 진심을 축하드리며"

 나자렛의 산골 소녀 마리아가

사촌 엘리사벳이 살고 있는

아인카림으로 서둘러 길을 떠났습니다.

길을 떠난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추측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우선 제 머릿속에 떠오른

길 떠난 이유는 ‘난감함’ ‘당혹스러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아기 예수님을 잉태한 마리아가

 흔들리지 않는 신앙으로 ‘처녀 잉태’란

엄청난 대 사건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확실히 믿습니다.

그러나 그 어린 소녀가 결혼도

하기 전에 아이를 가졌고,

점점 불러오는 자신의 배를

바라보며 당혹해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산모였던 마리아가 자상한

시부모님의 따뜻한 보살핌 아래

아무런 걱정 없이 출산을

준비했어도 힘든 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는 특별한 잉태 앞에 가녀린

소녀 마리아가 감당해야했을

괴로움이 얼마나 컸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윽고 기진맥진한 마리아가

유다 산악 지방에 유치한

아인카림에 도착합니다.

산전수전 끝에 겨우

사촌 엘리사벳의 집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어떻게 보면 미혼모에다가 오랜

여행길에 지칠 대로 지친 마리아의

모습은 참으로 측은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미혼모 마리아를

 맞이하는 여인의 모습은

더 가관이었습니다.

호호백발 할머니,

 돌아가실 날이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 노파 엘리사벳이

 불러오는 배를 겨우 감당하며

마리아를 맞이한 것입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니 참으로

웃기는 장면이요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었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한쪽 여인은 이제 겨우

소녀티를 벗어난 미혼모요

다른 한쪽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가?

해외토픽감이다.’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올 정도의

 노산이었습니다.

 이렇게 인간적인 시각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못할 사건이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상봉이었지만,

하느님의 시각, 성령의 눈길로

바라보니 이보다 더 기쁜 사건이

다시 또 없었습니다.

 이미 하느님의 천사로부터

뚜렷한 사명을 부여받은

두 분이었기에 너무나도

웃기는 이 상봉장면이

절대로 웃기지 않습니다.

이 특별한 사건은 이 세상 안에

 하느님께서 뚜렷이 현존하고

계신다는 명확한 표지였습니다.

 따라서 미혼모와 노파 두 사람은

 두 손을 부여잡고 대성통곡을

터트리지 않습니다.

서로를 얼싸안고 위로의

 말을 던지지도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자신들에게 하신

대단히 특별한 큰일을 바라보며

하느님의 업적을

찬미하고 노래합니다.

세상 그 누구로부터도

이해받지 못하고 환대받지

 못하던 마리아를 극진히

 환대하는 엘리사벳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이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루카복음 1장 42~45절)

 며칠 전 존경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80세 생신을 맞아

바티칸 광장 근처에서 기거하는

노숙인 8명을 바티칸 식당으로

초대하셨다는 소식이

전 세계에 타전되었습니다.

 습관 되지 않은 분들에게는

참으로 괴로운 일이겠지만

우리 교황님께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이벤트였습니다.

편안한 얼굴로 노숙인들과

함께 앉아서 점심식사를 하시고

그들과 담소를 나누시는 모습에

참으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런 느낌은 저만 받은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교황님 생신 관련 기사가

국내 일간지에도

일제히 보도되었는데,

 인터넷 기사에 딸린 댓글을

바라보며

저는 한참을 웃었습니다.

수천 수 만개의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었는데,

교황님의 감동적인 모습을

 칭송하는 댓글도 많았지만,

다른 성직자들,

타종교 지도자들,

정치지도자들은

과연 뭘 하고 있는가?

하는 비난의 댓글들도

상당했습니다.

요즘 저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교황님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ㅋㅋ

 저도 유학시절 바티칸

광장 주변에서 노숙하는

사람들을 숱하게 봐왔습니다.

 마치 엘리사벳이 오랜 여행길에

지친 마리아를 따뜻이 환대하듯이

 노숙자들을 극진히 환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서

우리 교회의 희망을 봅니다.

교황님의 80회 생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부디 오래 오래

우리 곁에 남아주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