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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마니피캇(Magnificat), 마리아의 노래 / 성탄 3일전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2 조회수3,093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어제는 1년 중 가장 밤이 긴 날, 동지이다. 이제부터는 낮이 점차 길어지리라. ‘마리아의 노래에서 기존의 질서가 재역전되는 걸 본다. 우리는 다른 이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할 때에 기쁨을 느낀다. 더욱이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때에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성모님만큼 하느님의 사랑과 신뢰를 받은 사람은 없다. 따라서 이 노래는 하느님께 받은 사랑과 신뢰에 대한 환희를 그린다. 성모님께서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감사해야 하는 가를 분명하게 알려 주신다.

 

안소니 퀸(Anthony Quinn)이 주연한 이태리 영화 (La Strada)’이라는 흑백 영화를 기억하시는 분이 계실 것이다. 주인공 잠파노(Zampano/안소니 킨 역)가 유치장에 들어가자 주인공의 여자 친구인 젤소미나(Gelsomina)는 실의에 빠진다. 그러자 그의 친구가 위로해 주려고 돌멩이를 손에 쥐고 말한다. “젤소미나, 돌멩이 하나에도 의미가 있어. 이 돌멩이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 세상 것에도 의미가 있을 수 없어.” 버려진 돌멩이에도 의미가 있다면 하느님의 모상인 우리는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마리아가 말하였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칩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팔로 권능을 떨치시어, 마음속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습니다. 비천한 이들을 들어 높이셨으며, 굶주린 이들을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고, 부유한 자들을 빈손으로 내치셨습니다. 당신의 자비를 기억하시어,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루카 1,46-56/마니피캇 참조)’

 

이 기도문은 구세주 예수를 낳으리라는 천사 가브리엘의 예고를 받은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한 몸으로 엘리사벳을 방문하였을 때 그녀의 축복에 응답하면서 부른 찬미 기도이다. ‘마니피캇이란다. 이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헤아려 본다. 그분께서는 언제나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 주셨다. 낮고 천한 우리를 보살피시면서 받아주셨다. 두려움과 불안 등 온갖 어려움에서도 우리를 이끌어 주신다. 이처럼 우리에게 주신 그 사랑을 생각하면 무한의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다.

 

이 마니피캇에 담긴 성모님의 겸손과 순명의 정신을 자주 묵상하자. 여기에는 가난한 이들의 구원만을 노래하지 않고 현 질서의 변화도 느낀다. 경제가 그저 발전하고 성장하여 누구나 부자가 되고 힘없던 이들도 목소리를 높이리라고 노래하지 않고, 오히려 재산과 많은 자녀와 권력을 자랑하던 가치 체계가 아예 무너질 것이란다. 하느님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돌보시고, 무례한 통치자들을 끌어내리신단다.

 

성탄이 이제 정말 며칠 남지 않은 3일전이다. 주님께서 아기 예수로 오실 때,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교만 때문에 우리를 흩어 버리시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옷깃을 정말 다듬어 다잡아야겠다. 또한 세상의 어떠한 계급이나 특권도 물리쳐야만 한다. 주님께서는 힘없고 무시 받는 이들을 높이시고, 세상의 권력가들을 끌어내리신다. 그것은 인간은 누구나 귀하고 평등하기에. 물론 우리 주위의 그 어떤 착취와 탐욕도 허용해서는 안 될게다. 배고픈 이들과는 먹을 것을, 사랑이 필요한 이들과는 사랑을 나누어야만 하리라. 불의와 부패를 물리쳐야만 한다.

 

이처럼 마니피캇인 마리아의 노래는 매우 아름답지만, 그 속에는 우리 의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낮이 길어지기 시작하면 밤이 당연히 짧아지듯이, 힘없고 미천한 이들의 구원은 힘 있고 교만한 자들의 몰락을 내포하기 때문일 게다. 교만함과 특권 의식을 스스로 포기하고 나눔의 생활을 실천해 나갈 때 우리는 정녕 새로이 태어나는 아기 예수님을 꼭 뵙게 되리라. 그리하여 앞날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얻게 될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마니피캇,마리아의 노래,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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