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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23 금/ 하느님을 맞이하기 위한 정화와 화해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2 조회수1,061 추천수3 반대(0) 신고




가해 대림 4주 금, 루카 1,57-66(16.12.23)


“엘리사벳은 해산달이 차서 아들을 낳았다.”(루카 1,57)





The birth of John the baptist







하느님을 맞이하기 위한 정화와 화해

말라기 예언자는 페르시아의 지배를 받던 제 2성전 시기(바빌론 유배 후 서기 70년경까지)에 활동하였습니다.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의 지원으로 지어진 제 2성전은 솔로몬 성전에 비해 훨씬 규모가 작았지요. 그러나 민족적, 종교적 생활의 중심인 성전은 유일신사상, 선민사상, 하느님의 은혜로운 선물이요(신명 7,7-11) 자기 인식의 중심인 율법 등과 더불어 이 시기의 유다이즘의 핵심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바빌론강 기슭에 앉아 시온을 생각하며 울던”(시편 137,1) 이스라엘은 이제야 새로운 성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되었지요. 삶의 자리를 되찾고 신앙의 샘물을 마음껏 퍼마실 수 있는 생명과 희망의 장이 열린 것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제들과 레위인들은 오히려 부정을 저질러 예배가 쇠퇴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사제들과 레위인들의 부정부패를 꾸짖으시며(말라 3,2-3), 주님의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영과 진리로 드리는 새로운 예배를 위해 메시아를 보내실 것이라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의 사랑 지극한 배려입니다. 주님의 사자는 제련사와 정련사처럼 앉아 레위의 자손들을 깨끗하게 하고, 그들을 금과 은처럼 정련하여 주님께 의로운 제물을 바치게 할 것입니다(3,4).

이렇게 주님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 먼저 오는 엘리야 예언자가 바로 세례자 요한입니다. 주님의 사자에게 주어진 소명은 주님의 길을 준비하고 주님을 맞이할 사람들을 준비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주님의 성탄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도 주님을 맞이할 준비에 동참해야겠습니다.

먼저 말라키 예언자가 알려주듯이 나의 영혼을 깨끗하고 의로운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3,2-3). 제 2성전기에 그 쓰라렸던 유배의 아픔을 잊고 현실에 안주하고 물질적 탐욕과 부정에 빠져버린 사제들과 같은 삶을 결연히 거부해야겠지요. 맑은 영혼만이 아름다움과 진실함을 알아볼 수 있고, 애착의 뿌리를 끊어버린 사람만이 하느님을 차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하느님께서 보내주실 심부름꾼이 부모의 마음을 자녀에게 돌리고, 자녀의 마음을 부모에게 돌리게 하듯이(3,24) 우리 또한 서로 화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듯 주님을 맞이하기 위한 정화와 화해는, 길들여져 익숙한 습관과 전통의 틀을 벗어버릴 때 가능해지겠지요.

오늘 복음의 요한의 탄생에서 보듯이 우리 안에 주님께서 오시고 탄생하시는 것은 우리의 계획과 뜻을 뛰어넘습니다. 그 주도권이 철저히 주님께 있지요. 그러니 우리가 제 2성전기의 이스라엘 사제들처럼 전통과 묵은 관습을 붙들고 있는 한 주님의 오심을 알아차리지 못할 것임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내 안에 진정으로 주님께서 태어나실 수 있도록 잠시 멈추어 나의 신념과 이상, 생각, 인생관과 세상관, 습관, 당연한 듯 따르는 규범과 상식 등을 새롭게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구원의 역사는 늘 그렇듯이 내가 알아차리지도 못하는 순간에 문득 ‘놀라운 선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주님 오늘도 제 안의 쓸데없는 생각과 편견들, 케케묵은 습관의 편린들과 애착의 그림자를 태워주시어, 좋으신 당신을 바로 알아보고 맞아들일 수 있도록 정화시켜주소서! 또한 오직 당신의 성전에서 당신의 생명과 사랑을 온몸으로 노래하게 하소서! 아멘.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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