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대림 제4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3 조회수1,499 추천수10 반대(0)

요즘 화성의 인류학자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신경외과 의사가 자신이 만난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한 책입니다. 사고와 질병으로 뇌의 기능에 문제가 생긴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분은 색을 구분하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어떤 분은 기억 하는 능력을 상실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불행해 보이는 사람들이지만 자신만의 세상을 새로이 만들어가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문득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다는 것은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을 얻는 것은 아닐까! 몸을 얻는 것은 축복입니다. 우리는 보고, 만지고, 느끼고, 생각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몸이 있기 때문에 영혼이 가지는 자유와 순수함을 그리워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몸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아픔을,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또 만나야 하는 괴로움을,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고통을, 늙어가는 것을 바라보는 아쉬움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님의 성탄을 축하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사람이 되신 것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서 오시는 것은 우리들에게는 축복이지만 예수님께서는 을 얻으시면서 많은 것들을 내려 놓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몸으로 오시지만 영적인 자유와 순수함을 이야기 하십니다. 몸이 가지고 있는 멍에와 짐을 벗어버릴 수 있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참된 행복은 재물, 명예, 권력을 추구함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참된 행복은 가진 것을 나누면서, 정의와 평화를 위해서 일을 하면서, 옳은 일을 추구하면서, 용서를 하면서 다가온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예수님을 믿으면 몸에 속해있지만 이미 영혼의 자유와 순수함을 살 수 있다고 하십니다. 몸의 틀을 벗어버리더라도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즈카리야와 엘리사벳은 아들의 이름을 정해 주었습니다. 그 이름은 요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은 은혜로운 분이라는 뜻입니다. 요한은 이름의 뜻대로 하느님의 길을 준비하면서 살았습니다.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면서 살았습니다. 오직 사람만이 이름을 정하고, 이름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동물들은 서로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식물들도 이름을 부르지 않습니다. 사람은 이름을 부르고, 그 이름에 의미를 정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도 이름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태어나면서 받은 이름이고, 다른 하나는 세례를 받으면서 받은 이름입니다. 저는 두 개의 이름을 스스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름들을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이름은 재형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균형을 이룬다는 뜻이고,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중용을 지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름의 의미에 맞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세례명은 가브리엘입니다. 이 이름의 의미는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이 또한 제게는 소중한 이름입니다. 사제의 길을 가는 제게는 가장 적합한 이름이기도 합니다. 돈과 명예 그리고 권력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살아가라는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 부모님께서 정해주신 이름의 의미를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나의 세례명이 가지는 뜻을 생각하면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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