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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께는 영광을 땅에는 참 평화를 /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4 조회수839 추천수4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오늘 우리는 아기 예수의 잉태 과정을 상세히 듣는다. 그 잉태와 탄생에서 만남과 나눔이 유독 다가온다. 따라서 성탄을 맞는 우리는 주변을 떠올리며 그들을 기억해야겠다. 특히 그동안 소홀했고 이해하지 못했던 이들을 기억하고 화해해야겠다. 그럴 때 예수님께서도 우리와 늘 함께 계실게다. 아울러 성탄은 우리의 시선을 소외되고 무력감과 절망감에 빠진 이들에게 더 머물도록 만든다. 우리는 올 한 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했더라도 그나마 아쉽지 않게는 지냈다. 그렇지만 주변엔 우리보다 훨씬 못하게 생활하는 분들이 쾌나 있다. 성탄을 맞으며 그들에게 따뜻한 눈을 돌려야만 한다.

 

이는 예수님께서 우리 삶 한가운데에서 태어나시기에. 바로 우리가 고뇌하고 분노하고 이웃에게 상처주고 손해도 보고 그러다 좌절과 아픔마저 겪는 우리의 일상 한가운데에 함께 하시기에. 우리와 함께 아파하시고 고뇌하시고 문제를 풀어 나가시면서 끝없는 위로와 평화를 주시려고 예수님께서는 새롭게 태어나시는 것이다. 우리 역시 눈앞에 펼쳐진 현실과 여러 문제점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고뇌하며, 그 구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오늘 밤 태어나실 아기 예수님을 기다리며 이를 묵상해 보자.

 

이제 몇 시간 뒤면 성탄의 밤이다. 이 밤에 듣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는 예수님이 하느님께서 예언자를 통해 약속하신 구세주이심을 보여 주며 그분의 오묘한 섭리를 느끼게 해 준다. 이러한 장엄한 하느님의 약속이 소박하고 의로운 이, 요셉의 조용한 행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는 인간적인 의심과 망설임을 기꺼이 입 다물며 내려놓고 하느님의 천사가 이끄는 대로 성령으로 잉태한 마리아를 따뜻이 아내로 맞이한다.

 

요셉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침묵은 하느님의 뜻에 기꺼이 자신을 낮추고 내어놓는 겸손의 표징이며 완전한 응답의 결과이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구하실 그리스도를 가장 연약하고 무방비 상태에 있는 아기 모습으로 보내셨다. 그리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그림자처럼 조용히 당신 뜻을 따르는 그에게 맡기셨다. 우리가 성탄 자리에 함께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지를 그를 통해 깊이 묵상하게 된다. 이제 우리를 내세우려는 욕심과 이미 정해진 자신만의 계획과 교만한 마음을 내려놓을 시간이다. 침묵과 겸손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이 고요하고 거룩한 밤에 세상의 화려함에서 멀어진 곳으로 그분께서 오신다.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까?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성탄은 우리에게 이 놀라운 사실을 각인시킨다. 하느님께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오셨는데, 저 족보는 그 과정을 소상히 보여 준다. 아주 멀리서 시작해 조금씩 다가오는 발소리처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역사 안으로 우리와 함께 계시고자 드러내신다. 이스라엘의 민족을 선택하시어 그들을 이집트 땅에서 구해시고는, 다윗을 임금으로 세우시고 당신 뜻을 지상에 실현하시면서, 만백성에게 하느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 계신다.”라는 것을 점점 분명하게 알아보게 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런저런 굴곡을 겪으며 이어지는 다윗 왕조의 족보에서, 이스라엘을 하느님께서는 결코 잊지 않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성탄은 마치 지하수가 샘으로 솟아나오듯 면면히 인간 역사와 함께하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우리 눈으로 확인시키는 순간이다. 바로 오늘 밤 말씀이 사람이 되신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 계심을 보게 될 것이다. 그분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이 밤, 우리는 잠잠히 있을 수가 없고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한계를 지닌 인간이 되시고자 이 밤에 발걸음 죽이시고 조용히 오신다.

 

성탄의 이 밤에 우리가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지를 차분히 묵상하자. 욕심과 교만을 내려놓자. 침묵과 겸손의 시간을 갖자.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거룩한 밤이다. 그분께서는 가장 낮은 곳으로 가장 가난한 모습으로 오셨다.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헤아리시고자 그분께서 오셨기에 이 밤은 더욱 더 거룩하다. 하느님의 참 평화를 청하면서 우리 가운데 오신 아기 예수를 기쁘게 맞이하자.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이들에게 평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태그 요셉,성탄,영광,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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