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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결핍의 끝판왕 아기 예수님의 성탄)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4 조회수1,318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결핍의 끝판왕 아기 예수님의 성탄"

 요즘 과체중 혹은 나름

‘스케줄’로 인해 간헐적

 단식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오늘만 해도 아침 단식,

그리고 점심 대충,

저녁 건너뛰고 강의,

그리고 드디어 저녁 11시,

 단골 24시 우동 집에서

 뜨거운 우동 한 그릇을 마주하니,

 배가 무지 고픈데다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배가 고프니,

세상에 3500원짜리 우동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치 개 눈 감추듯이 순식간에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 다 비웠습니다.

평소에는 거들떠보지 않던

단무지 한 조각도 정말

기가 차게 맛있었고

 소중했습니다.

 그런 저를 유심히 바라보시던

주인아주머니께서는

부탁도 안했는데,

알아서 추가 사리와

국물을 얹어주십니다.

 오늘 심야 우동 가게는

 제게 작은 천국이었습니다.

참으로 큰 행복의

 원천이었습니다.

결핍이야말로

 행복을 불러오는

원천임을 알게 했습니다.

 이렇게 우동 한 그릇이

큰 깨달음을 주는군요.

 많은 경우 우리는 그리도

불편해하고 두려워하는

결핍이 사실은 행복의 근원이

 된다는 진리를 잊고 삽니다.

힘겨워도 비탈진 오르막길을

넘어서야 산정에 도달할 수 있고,

거기서 그림 같은 산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견디고 또 견뎌야 동트는

새벽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인내하고 또 인내해야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연유로 오늘도 수많은

구도자들이 물질적 풍요를

뒤로 하고 척박한 결핍의

 세월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더 큰 충족, 더 큰 깨달음,

더 큰 영광을 맛보기 위해

 극단적 결핍의 삶을

견뎌내고 있습니다.

더 환한 빛을 보기 위해

 더욱 어두운 곳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바늘귀만한 천국에

입국하기 위해 더욱 작아지고자

애를 쓰고 있습니다.

또 다시 성탄입니다.

구세주 하느님께서는 세상

사람들의 기대를 완전 저버리고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강생하셨습니다.

 가장 높으신 분이 가장 낮은 모습으로,

가장 크신 분이 가장 작은 모습으로

 육화하셨습니다.

가장 귀한 분이 가장 비천한

모습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이 세상 그 어떤 결핍도

아기 예수님 탄생 때의 결핍과

 비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결핍은 우리 인간을

고통의 끝으로 몰고 갑니다.

 뿐만 아니라 극단적 결핍은

인간을 비참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마냥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때로 결핍은 인간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됩니다.

 때로 결핍은 삶을 더 열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에너지원이 됩니다.

부족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창조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노력이 결핍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너그러움입니다.

결핍을 즐기는 여유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신 성탄,

구세주께서 ‘결핍의 끝’인

갓난아기의 모습으로 탄생하신 사건,

만왕의 왕께서 ‘결핍의 끝판 왕’인

마구간 탄생은 워낙 특별한 사건이요

대단한 신비이기에,

그냥 세상의 눈,

 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봐서는

백번 바라봐도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완전히 자세를 낮춰야 아주 조금

 성탄의 신비가 이해됩니다.

김 서린 안경을 닦듯이 우리의

시선을 정화시키고 또 정화시켜야

아주 조금 성탄의 신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더 어두운 곳으로 내려가야

구세주의 아름다운 별빛을

뚜렷이 목격할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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