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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 집안에 종교가 달라서 생기는 갈등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6 조회수1,548 추천수6 반대(0) 신고


 

 

한 집안에 종교가 달라서 생기는 갈등

 

- 윤경재 요셉

 

 

 

사람들이 너희를 넘길 때,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형제가 형제를 넘겨 죽게 하고 아버지가 자식을 그렇게 하며, 자식들도 부모를 거슬러 일어나 죽게 할 것이다.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마태 10,19~22)

 

 

 

오늘은 첫 번째 순교자 스테파노 축일입니다. 목숨을 바쳐 신앙을 증거 한 한국 천주교회의 선조들을 생각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우리나라 현대 사회에서는 순교가 드뭅니다. 그럼에도 알게 모르게 자기 신앙을 증거 할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견묘지간이라 하면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관계를 지칭하는데 개와 고양이가 그렇게 아옹다옹 싸우는 이유가 서로 천적이라서가 아니랍니다. 둘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표현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개는 반갑거나 자기 기분이 좋을 때 꼬리를 들고 흔드는데 비해, 고양이는 반대로 내려 반가움을 표현 한답니다. 또 개는 싫어하거나 겁이 날 때 꼬리를 밑으로 내려 양 다리 사이에 감추는데 비해 고양이는 싫거나 화가 날 때 꼬리를 치켜든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동작에 서로 반대되는 해석을 하고는 오해하여 싸울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죠.

 

사람들 사이에도 이런 경우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판단기준을 자기에게만 맞추다 보면 서로 오해하게 됩니다. 그 결과 서로 미워하게 됩니다. 자기 기준을 바꾸기 전에는 용서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갈등이 생겨날 때 우선은 그 이유가 혹시 서로 다른 잣대로 남을 판단하지나 않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답니다.

 

특히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해는 아무리 같은 집에서 한 이불 덮고 사는 부부라 하더라도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문화 인종적 편견은 더 심각해서 최근 우리 사회에서 만연된 외국인 노동자의 냉대 문제는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번져 있는 왕따 문제도 우리와 다르다는 사소한 이유 때문에 생겨난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들이 바로 먼 사이에서 보다 자주 만나는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다는데 문제가 됩니다. 심지어 부모와 자식, 형제지간, 이웃사촌 등등 살을 맞대고 사는 사람끼리 원수처럼 지내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중에 가장 가슴 아픈 건 한 집안에서 서로 종교가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가족 간에 종교가 다른 경우가 다른 나라 보다 많다고 합니다. 형제 자매간에 부자간에 종교가 갈라서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처럼 겉으로 터져 나온 종족 간 종교 분쟁은 우리에게는 다행이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족 안에서 종교가 다르다는 문제로 반목하고 고통을 겪는 당사자는 매우 힘들겠지요. 외짝교우들이 겪는 외로움과 고통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그래서 여성 외짝교우가 많은 천주교회 사정이 더 더욱 안타깝기만 합니다. 심지어 강제로 냉담하게 되거나 종교를 바꾸게 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또 결혼한 형제들이 종교가 달라져서 생기는 문제로 부모님 제사와 차례를 모시는 데 심한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명절에도 아예 찾아보지 않는 사례가 생겨납니다.

 

오늘 복음에서 이런 경우에 대한 해결책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비록 생명을 빼앗기는 박해의 경우는 아니지만, 가족과 이웃들에게서 냉담과 배교를 요청 받는 경우가 얼마나 많겠는지요.

 

어떻게 말할까, 무엇을 말할까 걱정하지 마라. 너희가 무엇을 말해야 할지, 그때에 너희에게 일러 주실 것이다. 사실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너희 안에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영이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성 외짝 교우들이 지레 겁먹고 걱정하여 자신의 신앙을 포기하는 일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강하게 자신의 고집을 주장하여 한 집안을 분란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이럴 때 성령께서 문제를 해결해 주시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서로 자신의 잣대가 옳다고 주장대며 싸움과 미움만 일으키는 어리석음 보다 사랑이라는 성령을 느끼게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추호라도 상대방 종교를 폄하하거나 내 종교로 이끌겠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말자고 미리 선언해야 합니다.

 

한없는 사랑을 원하는 가족 관계이기에 먼저 자신의 사랑을 보여야 합니다. 가족일수록 단순히 인간적 양보나 인간적 사랑이 아니라, 자신 안에서 성령께서 일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스스로 지녀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이 성령께서 보이는 것이라는 표현을 하여야 하겠습니다.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지켜야할 부분을 선언하고 그 외에는 희생으로 견뎌내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신앙인으로써 순교 정신일 것입니다.

 

가족들에게 좀 더 시간을 내어서 봉사하여야 합니다. 시부모나 친정에, 처가댁이나 본가에 눈 밖에 나는 일이 없도록 솔선수범하는 일이 성령의 작용에 따르는 길이라고 명심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수면 시간을 줄여서라도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성령이 오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변화를 일으키시는 힘이 있습니다. 기도하면 성령께서는 먼저 자신을 사랑하는 인물로 변화시키실 것입니다. 자신이 변화되어야 이웃도 변화 되는 법입니다. 순서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먼저 변화 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변화 시킬 수 없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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