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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목표를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 - 윤경재 요셉
작성자윤경재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9 조회수1,452 추천수7 반대(0) 신고


 

목표를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

 

- 윤경재 요셉

 

 

예루살렘에 시메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은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다. 성령께서는 그에게 주님의 그리스도를 뵙기 전에는 죽지 않으리라고 알려 주셨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 2,25~29)

 

 

 

플로센스 체드윅은 최초로 영국 해협을 수영으로 건넌 여성입니다. 그런 그녀가 195274일 미국 독립기념일에 LA의 캘리포니아해안 35km 떨어진 카타리나 섬에서 해안까지 수영으로 횡단하겠다고 했습니다. 16시간 동안 먹고 마시지도 쉬지도 않고 수영해야하는 초인적인 괴력을 요구하는 도전이었습니다.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바다였기에 그는 양쪽에 상어 떼를 쫓아내는 구조선의 호위를 받으면서 수영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목표지점을 불과 800미터 앞두고 짙은 안개가 갑자기 몰려왔습니다. 안개 때문에 전혀 앞을 볼 수 없었습니다. 구조선에서 확성기로 이제 불과 800미터 남았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갑자기 수영을 포기하고 구조선에 승선하였습니다. 15시간 넘게 수영해온 그녀가 얼마 남지 않은 바다를 건너지 못한 것입니다. 항구에 도착한 후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아니 왜 포기했습니까? 800미터밖에 안 남았다는 확성기 소리를 듣지 못하셨습니까?’ 그녀는 대답했습니다. ‘변명 같지만 안개가 없어 나가야할 방향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면 800미터가 아니라 8,000미터라도 더 수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개 때문에 목표를 전혀 볼 수 없어서 온 몸에서 기운이 쫙 빠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두 달이 지난 94일 그녀는 재도전했습니다. 바닷물은 더 차가워졌고 출발부터 안개가 몰려와서 앞을 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구조선에서 어느 쪽으로 가라고 방향을 안내해 주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계획한대로 16시간 만에 성공했습니다. 기자들이 그녀에게 질문했습니다. ‘아니 이번에는 안개가 처음부터 짙게 깔려있었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습니까?’

 

그때 프로렌스 체드윅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내가 가야할 목표지점을 마음속으로 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플로렌스는 재도전하기 전에 자신이 가야할 도착 장소를 미리 다녀왔습니다. 해변과 마을, 사람들의 모습까지 하나하나 눈과 귀, 마음속에 담아왔습니다. 바다를 건너는 동안 내내 자신의 목표인 그 해변의 모습을 상상하며 두려움과 싸워 이겨냈고 조금만 더 가면 그곳이라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믿음은 목표를 바라보는 마음의 자세입니다. 시메온은 평생을 성전에서 기다렸습니다. 언젠가 주님께서 그리스도를 뵐 거라는 약속하신 바를 굳게 믿었습니다. 이제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꼈고 점점 힘이 쇄약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최근에는 성전에 걸어 나오는 것도 힘에 겹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는 성전에 나오는 걸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시메온은 오랜만에 성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오늘은 동지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날씨는 비온 뒤라 청량했고 하늘은 맑았습니다. 머지않아 들판에는 밭갈이가 시작되고 돌 틈 사이로 노란 수선화가 올라올 것입니다. 아몬드 나무는 벌써 꽃이 피어 사방에 향기를 뿜고 있습니다.

 

시메온은 여인의 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때 아기에 관한 율법의 관례를 준수하려고 부모가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들어’(2,27)왔습니다. 아기부모는 행색이 남루하였지만, 그 얼굴에서는 남다른 광채가 서려있었습니다. 어린 집비둘기 두 마리를 들고 있는 아기 아버지는 매사에 겸손하고 조심스러워 보였습니다.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사랑으로 감싼 아기엄마는 나이가 무척 어려 보였으나 기품이 배어나왔습니다. 시메온은 한눈에 그 아기가 그리스도라는 걸 알아보았습니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아기부모에게서 아기를 빼앗다시피 하여 안았습니다. 그리고 니카노르 문을 거쳐 물두멍에 가서 정결례를 하고 희생제물을 바치는 아기 아버지를 도왔습니다.

 

시메온은 아기를 두 팔에 받아 안고 하느님을 찬미하였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겠다는 약속을 지키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그리고 그리스도를 직접 안아본 감동에 겨워 뜨거운 눈물이 흐르는 걸 막을 수 없었습니다.

 

시메온은 그들을 축복하고 나서 아기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습니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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