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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9 조회수1,817 추천수9 반대(0)

성탄 주일 낮 미사에 성체 분배를 하였습니다. 연세가 많으신 할머니께서 성체를 모시면서 몸을 몹시 떠셨습니다. 주님을 모시는 것에 대해서 감격하셔서 그런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시흥5동 성당에서도 그런 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셉 할아버지는 평소에는 활달하시고, 대화를 잘하셨습니다. 그런데 성체를 모실 때는 몸을 몹시 떠셨습니다.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예수님을 모신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몸을 떨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매일 미사 중에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모시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처럼 온몸으로 주님을 모시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면서 몸을 떠셨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는 마치 시메온과 한나와 같은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는 한여름의 소나기도, 겨울의 눈과 추위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 것 같았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잠시 고민을 합니다. 다음에 가도 좋을 이유를 찾기도 합니다. 길이 미끄럽고, 눈이 쌓인 날은 성당에 오지 않아도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비록 삶의 무게 때문에 머리는 하얗게 변하시고, 주름은 늘어 가시지만, 신앙에 대한 열정은 더욱 빛나는 것 같습니다.

 

오늘, 1독서는 분명한 것을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그분의 말씀을 지키면, 그 사람 안에서는 참으로 하느님 사랑이 완성됩니다. 그것으로 우리가 그분 안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분 안에 머무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자기도 그리스도께서 살아가신 것처럼 그렇게 살아가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나오는 시메온은 바로 이런 말씀을 평생 마음속에 간직하면서 충실하게 살았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분 중에 한 분인 링컨 대통령은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내가 청년 시절, 덕망 높은 노인과 가을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때 무수한 별똥이 떨어져 내려 두려워했더니 노인이 내게 말했습니다. 저 무수한 두려움을 바라보지 말고 더 높은 데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게나.” 죽음은 언젠가는 꼭 오고 맙니다. 세상 종말도 언젠가는 오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은 그 위에 있는 구원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구원이란 바로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입니다.

 

시메온의 평생 희망은 메시아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의 희망이야말로 행복한 죽음을 보장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희망의 힘으로 살았고 그 희망의 성취로 행복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반면에 세상 모든 영예를 얻었던 솔로몬은 이렇게 외칩니다.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왕이었던 설교자의 말이다.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사람이 하늘 아래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으랴!”(전도 1,1-3)

 

세상 것들을 희망하면 결국 절망과 허무만 남지만 시메온처럼 예수님을 만나는 것에 희망을 두면 세상 시련을 이겨 낼 힘을 줍니다. 본당에서 실시하는 교육, 피정이면 언제나 일찍 오셔서 자리를 지켜 주셨던 어르신들, 새벽 미사에 참례하시던 어르신들이 생각납니다. 하느님께서는 어르신들을 기억하시고, 사랑하실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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