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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시메온처럼 그분 뵈옵기를 간절히 희망만하면 /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9 조회수1,192 추천수3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간 살아온 모습을 돌아다보는 때다. 과연 얼마나 복음에 충실하고 기쁘게 살아왔는지 자신을 성찰해 보자. 이런 어떤 특정 시간이 되면 눈바람과 추위 속에서도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서 있는 소나무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쏠린다. 저 나무들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갈대처럼 흔들리고 눈앞의 어려움과 유혹에 굴복하며 자신의 안위만을 돌봤는지를 부끄럽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마음에 이런 한마디 간직하고 살면 어떨지. 이는 다윗 임금이 자신의 반지에 새기고 다닌 글귀라나. 큰 승리를 거두어 기쁨을 억제하지 못하고, 기쁨에 도취하여 자만하지 않도록, 반대로 큰 절망에 빠져 슬픔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낙담하여 좌절하지 않도록 그는 이 글귀를 새기면서 마음을 다스렸단다.

 

우리 교회에는 예수의 성녀 데레사가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그리하여 성녀께서 평생토록 새겨 두어야 할 이 내용을 노랫말로 만들어서 아름다운 곡을 붙였단다. “아무것도 너를 슬프게 하지 말며 아무것도 너를 혼란케 하지 말지니. 모든 것은 다 지나가는 것, 다 지나가는 것. , 하느님은 불변하시니 인내함이 다 이기느니라. 하느님을 소유한 이는 모든 것을 소유한 것이니, 하느님만으로 만족하도다.”

 

유다인들은 아이가 태어나면 성전에서 봉헌식을 해야 했다. “사내아이를 낳았을 경우, 이레 동안 부정하게 된다. 여드레째 되는 날에는 할례를 베풀어야 한다.(레위 12,2-3)” 아기 예수를 팔에 안아 든 시메온의 모습을 묵상하면 예수의 성녀 데레사의 이런 아름다운 글귀가 생각난다. 그녀 역시 한평생 수도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운 순간순간들이 참 많았을까? 그러나 아무리 긴 세월을 살아도 인생의 끝자락에 서보면 한평생이 하룻저녁 꿈과 같은 것이 바로 우리네 인생이다.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하느님께 봉헌한다. 이 모습 바라보는 시메온은 감격에 겨웠을 게다. 그는 끊임없이 기도하며 경건하게 살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메시아가 오시기를 기다렸다. 그런 나날 끝에, 마침내 아기 예수님을 뵙게 되었기에. 바로 이런 분들에게 주님께서는 당신을 드러내신다. 아기 예수님께서 탄생하신 뒤 어떤 이들이 그분을 알아 뵈었을까? 누구보다 밤새워 일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목자들, 빛과 진리를 찾고자 노력하는 동방의 세 박사, 그리고 언제 오실지 모르는 메시아를 믿음을 가지고 굳게 기다린 시메온과 같은 사람이 아닐까?

 

시메온 예언자는 아기 예수님을 뵙고 감격한다. 그는 구세주를 만나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성령께서 그러한 믿음을 주셨던 것이다. 의롭게 살면서 오직 믿음에만 충실했기에 그는 기다렸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루카 2,29-30)” 그는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졌음을 이렇게 고백했다. 살아온 시간은 모두 사라졌지만 주님만이 영원하시기에 이제 모든 것을 가진 이가 되었다는 뜻이리라.

 

기쁘다고 기쁨에 매이지도 말고 슬프다고 슬픔에 잠겨 있지도 말아야 할 게다. 마음속으로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라고 외치자. 그러면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것, 영원한 것이 보이리라. 시메온에게는 품에 안고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고 한 주님이 보였다. 아기 예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 참 하느님이시다. 하느님이신 그분께서 인간의 손에 들려 성전에 봉헌되셨다. 봉헌 받으셔야 할 분께서 봉헌되시는 것은 참 하느님이시지만 철저하게 우리와 같으신 분임을 드러내시려는 것일 게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이 고백처럼 시메온은 평생을 통해 메시아를 기다렸다. 그런 모습을 대하며 우리는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들어주시지 않는다고 쉽게 좌절한 적은 없는지 성찰해야겠다. 또한, 시메온의 예언에도 주목해야 한다. “이 아기는 이스라엘에서 많은 사람을 쓰러지게도 하고 일어나게도 하며, 또 반대를 받는 표징이 되도록 정해졌습니다.” 이 예언은 예수님을 받아들이느냐 않느냐에 따라 자신의 앞날이 결정된다는 의미이리라. 심판이란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이지만, 먼저 자기 자신이 하는 것 아닐까? 결국, 하느님의 뜻을 얼마나 잘 알아듣고 이를 충실히 따르느냐, 이 점이 심판의 기준이다.

 

하느님께서는 당신 계명을 충실히 지키고 의롭게 사는 이에게는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신다. 믿음을 가지고 평생 주님 모습을 기다려 온 시메온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아기 예수님을 만나 뵈올 수 있었다. 우리도 그분 뵈옵기를 희망하며 온 생애를 계명에 충실하며 의롭게 살 때에는 우리에게 오시는 그분을 꼭 만나 뵐 수 있으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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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시메온,할레,아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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