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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비루한 노년과 아름다운 노년)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29 조회수1,256 추천수1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비루한 노년과 아름다운 노년"

 많은 사람들이 말합니다.

 “나이 들면 자유로워지고

부드러워진다.

노인이 되면 지혜로워지고

내려놓게 된다.”

 그런데 저 자신을 바라보고

주변을 돌아보니 그게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공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소설가 현기영

선생님 말씀이 조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탐욕스런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노련해지고

오만한 이들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후안무치해진다.

 젊은 날의 상처는

더욱 예민한 치부로 남아,

겹겹의 가시울타리를 두른 채

윤색되고 포장된다.

연륜을 무기 삼아 삿되게

목청을 높이고, 권위를

지키려고 옹졸하고 편협해진다.

자신을 비우고 성찰하지 못하는

노년은 추하고 고독하다.”

 요즘 정국의 이슈가

되고 있는 분들,

이제는 집에서 좀

조용히 지내셨으면

훨씬 좋았을 분들의 비굴한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노욕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고,

그깟 자리가 뭐라고 괜히

나섰다가 대대손손 가문의

수치로 남게 될 노인들의

 모습이 불쌍합니다.

 반면 참으로 존경스러운 노인,

 성숙의 극한에 도달한 노인의

모습을 우러러 봅니다.

그분들은 노화로 인해

다가오는 고통을 유심히

바라보고 성찰합니다.

그러나 너무 심각하게

응시하지도 않습니다.

나름 깨달음에 도달했기에

내 것 네 것에 대한 경계가

서서히 허물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다보니 그에게는

 집이 따로 없습니다.

발길 닿는 곳이 다 내 집이요,

 내 마음 안에 집이 생깁니다.

그 어떤 높은 파도가 다가와도

 놀라지 않습니다.

그저 허허로운 마음으로

달관한 미소로 넘깁니다.

결국 세상 모든 만물이며

 모든 인연이 다 소중하며

모든 것이 다 감사꺼리들입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시메온이라는

 예언자가 그랬습니다.

루카복음사가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의롭고 독실하며

이스라엘이 위로받을 때를

기다리는 이였는데,

성령께서 그 위에

머물러 계셨습니다.”

(루카복음 2장 25절)

 하루는 시메온이 성령에

이끌려 성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타이밍이 정말이지

기가 막혔습니다.

그가 성전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 동시에 요셉과

마리아가 아기 예수님을 모시고

성전으로 들어오신 것입니다.

 너무나 감격한 시메온은

요셉과 마리아에게 아기를

한번 안아 봐도 되겠냐고

정중히 청합니다.

너무나 황공한 마음으로

아기 예수님을 두 팔에 안은

그의 입에서는 자동으로 찬미의

노래가 흘러나왔습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이는 당신께서 모든 민족들

앞에서 마련하신 것으로,

다른 민족들에게는

계시의 빛이며,

당신 백성 이스라엘에게는

 영광입니다.”

(루카복음 2장 29~32절)

 시메온의 평생소원이었던

지복직관(至福直觀)이 드디어

 성취된 것입니다.

하느님을 직접 자신의

눈으로 확인했던 그는

얼마나 행복했던지

큰 목소리로 당장 세상을

떠나도 여한이 없다는

고백을 합니다.

 시메온의 삶을

묵상하면서 영적인 삶,

성령에 이끄는 삶,

하느님 중심의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반대로 메스컴을 장식하는

일부 몰지각한 노인들을

 바라보며 오로지 세속적인 삶,

악령의 세력에 사로잡힌 삶,

극단적 자기중심의 삶이

 얼마나 추하고 비루한

것인지를 똑똑히 확인합니다.

 “인생이란, 앞 강물,

뒷 강물 하면서 흘러가다가

하구에 이르면

바다로 빠지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다.

‘난 바다로 안 갈래’

하면서 버티면,

그게 웅덩이가 돼서

고이고 썩는 것이다.

그러면 노년이 추해진다.

자연스럽게 강물 따라

흘러가 버리면 된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자연하고 잘 어울려야 한다.”

(현기영,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 다산책방)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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