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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31 토/ 우리 가운데 오시어 함께 사시는 빛이신 말씀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6-12-30 조회수1,624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요한 1,1-18(16.12.31)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













우리 가운데 오시어 함께 사시는 빛이신 말씀

 

요한복음의 머리말은 말씀의 선재(先在)와 강생, 생명창조와 구원행위 등을 언급합니다. 요한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요한 1,14)고 합니다. 예수님의 족보를 전한 공관 복음사가들과는 달리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아버지 안에서 이루어진 영원한 탄생과 우리 안에 거처하시게 된 신비를 서술한 것입니다.

‘말씀’이신 예수님의 전인격은 창조되지 않고 영원으로부터 절대적으로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며, 아버지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하느님이셨습니다(1,1). 이렇게 말씀을 통하여 세상이 창조되었고, 말씀이 사람이 되심으로써 역사의 예수님과 믿음의 그리스도는 인격적으로 일치됩니다.

말씀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이 걸어가야 할 길을 가리키는 빛이십니다(1,3-4).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세상의 빛’이라 하면서 자신을 따라오는 이들은 ‘생명의 빛’을 얻을 것이라 하십니다(8,12). 그런데 사람들은 이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1,14) 오신 예수님을 배척합니다.

영원으로부터 계신 말씀은 참빛이시고(1,9) 충만하신 분이셨으나(1,16)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고’(1,10), ‘맞아들이지 않은 것입니다.’(1,11) 그러나 ‘빛’은 지금도 여전히 빛보다 하느님을 거부하고, 하느님의 빛으로 비추어지지 않은 세상을 더 사랑한’(3,19) 인간을 비추고 있습니다. 이것이 주님의 사랑입니다.

오늘 우리는 한 해의 끝자락에 서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 마지막 때”(1요한 2,18)임을 얼마나 깊이 깨닫고 있습니까? 혹시 영혼의 어둠으로 타락하고 눈먼 ‘어둠’ 속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겠습니다. 주님께서는 살을 취하시어 어둠 중에 있는 나를 비추는 빛으로 오심을 알아차려야겠지요.

우리 모두 한해의 마지막 날에 어둠인 나를 비추는 그 사랑의 빛을 바라봐야겠습니다. 어둠인 나 스스로 빛 가운데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하느님을 바라보고 말씀이신 분을 갈망할 때 나의 영혼과 생각과 행동이 그분을 닮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영원의 씨앗을 품고 있는 오늘 우리는 끝에서 처음을 보아야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영원의 빛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사랑의 시간이요 은총의 시간인 까닭입니다. 많은 순간 우리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는데 눈이 멀어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쏟아지는 은총의 선물을 흘려보내곤 하지요.

믿는 우리는 영원으로부터 이미 계셨던 말씀이 지금 이 순간 내 삶의 한 가운데 와 계심을 또렷이 의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아차려야겠습니다. 바로 그 의식이 그저 흘러가는 물리적 시간을 영원한 생명의 시간으로 바꿔줄 것입니다. 매순간 말씀이신 예수님을 사랑에 취한 사람처럼 바라보고 그분의 전인격이 영혼 깊숙이 스미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분명합니다.

한해를 보내며 영원의 시간으로 초대해주시고 사람들과의 만남과 일을 통해 헤아릴 수 없는 선물을 주신 주님께 감사드려야겠지요. 밝아오는 새해에는 어둠인 나를 비추시고 빛 가운데로 이끄시는 주님의 부르심에 더 기쁘게 응답함으로써 내 삶의 육화를 이루어나가는 행복한 우리이길 소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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