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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마리아 스타일)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1 조회수1,497 추천수1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마리아 스타일'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힘겨웠던 지난 한해였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이지

납득하지 못할 기상천외한

현실 앞에서 얼마나

마음고생들이 많으셨습니까?

 부디 새해에는 대단하다든지

특별한 해가 아니라 그저 평범한

 한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평범하다는 것,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참 좋은 것 같습니다.

크게 성공하거나

크게 기뻐하지 않지만

 크게 실망하거나

 크게 좌절하지도 않으니 말입니다.

하루하루 너무 비참해하거나

고통스러워하지 않고 그럭저럭

하루를 넘기고 일상 안의

작은 것에서 소소한 기쁨을 찾고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오순도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모릅니다.

 특히 새해에는 ‘특권층’

‘고위층’ ‘금수저’ ‘갑질’

 ‘특별대우’ ‘청탁’ 같은

단어들로 인해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소위 ‘특권층’,

 ‘고위층’ ‘금수저’라고 불리는

분들의 대오각성이 필요합니다.

 다른 무엇에 앞서 오랜 세월

정경유착, 뇌물 제공, 대가성

훈방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분들,

서민들의 땀과 눈물로 천문학적

재물을 하늘높이 쌓아올린 분들

크게 가슴을 치며 지금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활짝 곳간을 여시기 바랍니다.

 직무상 저도 ‘특별대우’를

받을 때가 있습니다.

때로 일반인들과 따로

 떨어진 곳에 이른바 ‘내빈석’에

앉아 행사에 참여하거나 식사를

 할 때가 있는데, 세상에 그렇게

어색하고 불편할 수가 없습니다.

 밥맛이 없는 것은 고사하고

밥이 어디로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어딜 가든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사전에

차단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도 주최 측에서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으면 제가

단골로 쓰는 멘트가 있습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만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아신다면 저 쫓겨납니다.”

 이런 면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특별대우 거부

운동의 최 일선에 서 계십니다.

얼마 전 교황님께서 신발을 사러

로마 시내 한 신발가게에

가신 적이 있었습니다.

교황님의 경호를 맡은 분들은

엄청 당혹스러워했겠지만,

그리고 신발가게에서 교황님을

만난 사람들은 경이로운 시선을

보냈겠지만, 교황님께서는

 ‘내가 신을 신발 내가 사는 게

뭐 대단한 거냐?’며

 아무 거리낌이 없으십니다.

 뿐만 아니라 교황님께서는

어딜 가시든 특별대우를

그렇게 싫어하십니다.

해외 순방 시 묵으실 숙소로

엄청 넓고 으리으리한

침실로 안내하면 정색을

 하시며 거절하십니다.

 저는 이런 교황님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우리 사제나 수도자들은

너무나 편안하다.

교황님께서는 우리에게

봉헌생활자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당신께서

몸소 잘 보여주고 계신다.

 사제생활 잘 하고 싶은가?

수도자로 모범적인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저 교황님

일거수일투족만 바라보고

 그대로 따라하면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은가?’

 이런 면에서 교황님의 스타일은

 ‘성모님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모님 역시 특권의식이

조금도 없는 분이셨습니다.

세상 사람들 시각으로 볼 때

성모님은 엄청난 분이셨습니다.

메시아 하느님을 자신의 태중에

잉태하신 분이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신 분입니다.

우리가 만일 성모님이었다면 엄청

어깨에 힘이

들어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 앞에 엄청 자랑도

 했을 것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특별대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언제나

 겸손하셨습니다.

 오직 하느님의 뜻만

추구하셨습니다.

손톱만큼도 특별대우를

 원치 않으셨습니다.

 만일 제가 성모님이었다면

만삭의 몸이었기에 호적등록

작업에 대한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모님께서는 그 무거운

몸을 이끌고 먼 길을 떠나셨습니다.

한평생 음지에서 묵묵히 예수님을

 뒷바라지하며 외양상으로는

한 평범한 유다여인으로

그렇게 살아가셨습니다.

 올 한해는 그간 우리 모두를

괴롭혀왔던 특권의식,

특별대우, 예외적용,

이런 것들을 추방하는데

함께 힘을 모아야겠습니다.

재산 좀 있다고,

잠시 높은 자리에 앉아있다고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소리 없이 꾸준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서민들,

 평범한 사람들이 대우받고

존경받는 사회 건설을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특권의식이

없는 사람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아야겠습니다.

서민들이 흘리는 눈물과

그들이 하루하루 겪는 애환에

깊이 공감하는 마음 따뜻한

사람을 우리의 인도자로

뽑아야겠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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