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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2 조회수1,163 추천수3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존경하는 현기영 선생님의

 ‘소설가는 늙지 않는다.’를

열심히 밑줄 쳐가며

읽고 있습니다.

 노인들만이 아니라

성공지상주의,

물질만능주의에

중독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필독서인 듯합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가

얼마나 가슴을

파고드는지 모릅니다.

 “욕망과 권력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지 못하면,

노여움만 쌓여간다.

특히 이름과 명예에

 연연해온 사람은 이름의

노예가 되어 두 번의

죽음을 겪게 된다.

자기 이름이 잊히는 것 때문에

 ‘죽음 같은 쓴 맛’을 겪고,

뒤이어서 육체적

죽음을 맞이한다.”

 “노경에 접어들면서

나는 이전과는 좀 다른

꿈을 꾸게 되었다.

노경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들이 적지 않은데

그중 제일 큰 것이

포기하는 즐거움이다.

이전 것들에 너무 아등바등

매달리지 않고 흔쾌히

포기해버리는 것,

욕망의 크기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포기하는 대신

얻는 것이 자유이다.

 허리를 굽혀 앉은뱅이

노랑제비꽃을 찬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자유,

드넓은 초원에 가슴을

맞댈 수 있는 자유를 꿈꾼다.”

 소설가의 정곡을 찌르는

 말씀은 우리 수도자들에게도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소설가가 추구하는 포기의 삶,

 그로 인한 대자유의 삶에서

또한 세례자 요한이 남긴

삶의 향기가 풍기는 것 같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남긴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그가 얼마나 정직하고

당당한 사람이었는지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당시 세상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의 구약시대

마지막 대예언자로서의

 매력적인 모습,

대 영성가로서의 모습에

크게 매료되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이분이 메시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에 자꾸 묻습니다.

 “당신은 누구요?”

(요한복음 1장 19절)

 만일 제가

세례자 요한 입장이었다면,

적당히 둘러쳤을 것입니다.

“그건 왜 자꾸 물으시오?

지금 이 순간

 그게 뭐 그리 대수요?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것이요.”

 그러나 세례자 요한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대해

한 점 숨김없이,

조금도 가감 없이

 자신을 소개합니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요한복음 1장 20절)

그리고 이렇게 덧붙입니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요한복음 1장 23절)

 그리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자기 뒤에 서 계신 예수님을

소개합니다.

자신은 극도로 낮추고

그분은 완전히 높이 올립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요한복음 1장 26~27절)

 참으로 놀라운

세례자 요한의 겸손입니다.

경탄할만한 세례자

요한의 신원의식입니다.

그는 자신에게,

그리고 하느님 앞에

 참으로 솔직했습니다.

스스로를 조금도

 과대포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정해주신

 때가 되자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스스로를 하느님 앞에,

그리고 사람들 앞에 소개하고

자신을 낱낱이 드러내었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는 참 나가 아닌

나로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보다는 사람들의 눈을

더 의식하며

살아갈 때도 있습니다.

부족하고 죄인이지만

있는 그대로의 나로 충분한데,

이런 저런 가면을 쓴다든지

가식의 옷을 무겁게 걸

치고 다닐 때도 많습니다.

 이런 면에서 세례자 요한의

 생애는 우리에게 참으로

 큰 교훈과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는 하느님 앞에 깨어있기 위해

자주 광야

깊은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는 자신이 시선을 오로지

하느님께로 향하기 위해 극단적

청빈의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자기 뒤에 오시는

메시아 예수님의 때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하느님 아버지의

인류 구원 사업이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되었습니다.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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