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7 토/ 삶이 축제로 바뀌는 길목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6 조회수1,506 추천수5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전 토, 요한 2,1-11(17.1.7)


“우리가 무엇을 청하든지 그분께서 들어 주신다.”(1요한 5,15)





The Wedding at Cana







삶이 축제로 바뀌는 길목

 

우리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시작했습니다. 올 한해는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좀 더 신명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면 늘 그렇게 기쁘기보다는 오늘이 내일 같고 또 다른 날이 밝아온다 해도 달라질 게 없이 그만그만한 날이 되풀이 될 때가 더 많지요. 인생은 그렇게 늘 쳇바퀴 돌 듯 돌아만 가는 걸까요?

삶을 축제로 바꾸는 비결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우리는 매순간이 ‘창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날’임에도 그 새로움과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일까요? 오늘의 말씀들은 삶을 축제로 바꿔주는 결정적 열쇠가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제1독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하여 가지는 확신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무엇이든지 그분의 뜻에 따라 청하면 그분께서 우리의 청을 들어 주신다는 것입니다.”(1요한 5,14) 우리가 청하는 것을 다 들어주시는 하느님이시라면 힘겨운 내 인생의 질곡을 영원한 순간의 꽃으로, 축제로 바꿔달라고 청하면 바꿔주실까요?

우리가 어떤 처지에 있든 우리의 삶을 축제로 바꿔주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그런데 오늘의 독서는 우리네 삶은 아무런 조건 없이 축제로 바뀌는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삶이 축제로 바뀌려면 영원한 생명이신 분께 대한 믿음과 그분의 뜻에 따른 청원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삶의 뿌리를 주님께 두지 않은 채 필요할 때만 손을 내미는 염치없는 사람의 삶은 하느님을 등지고 살다가 필요할 때만 찾는 것이니 그 삶이 축제로 바뀔 턱이 없는 것입니다. 또 그분께 대한 믿음을 지녔다 해도 ‘그분의 뜻에 따라’(5,14) 청해야지 자기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청한다면 결코 삶이 축제로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카나의 혼인잔치에서 마리아는 아들 예수님께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음을 알립니다(요한 2,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직 메시아로서 표징을 보여줄 때가 아니라며 청을 들어주지 않지요. 그럼에도 마리아가 사람들에게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2,5) 하고 말하자 예수님께서는 “물독에 물을 채워라." 하시어 물을 포도주로 바꿔주십니다(2,7-9).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표징이 일어난 것은 마리아의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아직 예수님의 때가 오지 않았지만 마리아의 청은 모든 이가 축제를 이어가려는 ‘거룩한 뜻’이 있었기에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혼인잔치는 구원의 축제의 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새로운 생명의 터에 모두가 기쁨으로 함께하는 삶의 축제를 위해 오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평범한 일상을 경이롭고 새로운 축제로 느끼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초인의 괴력에 의한 기적에 의해서가 아님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삶이 축제로 바뀌고 나날이 새로워지는 것은 창조와 축제의 주인이신 주님께 대한 믿음임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을 청하든 이기심과 탐욕을 버리고 ‘하느님의 뜻에 따라’ 청함으로써 내 작은 가슴 속에 ‘하느님의 축제의 혼’이 꿈틀거리도록 해야겠지요.

오늘 하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고”(콜로 4,2), 주님께 대한 확고한 믿음 안에서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을 갈망하고 청하는 ‘거룩한 축제의 호흡’을 이어갔으면 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