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주님 공현 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7 조회수1,453 추천수11 반대(0)

2017년 서품식은 기존의 올림픽 체조경기장이 아니고, 고척동에 있는 스카이 돔에서 진행됩니다. 체조경기장이 시설 보수를 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장소를 바꾸어야 했습니다. 시설관리 공단 이사장님의 도움으로 별 무리 없이 서품식 장소를 대관할 수 있었고, 많은 분들이 원활한 서품식을 위해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제단을 디자인 해 주시는 분, 무대를 제작해 주시는 분, 방송을 준비해 주시는 분, 교통 안내를 해 주시는 분, 서품식의 전례와 진행을 도와주시는 신학생들과 신부님들, 가장 수고가 많으신 성소 후원회 회원님들, 성소국의 가족들, 서품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는 교우분들, 10년 동안 못자리에서 공부를 하신 서품자들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일들입니다. 한문으로 人間은 서로 기대고 사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 감사를 드리고, 도와 줄 수 있음에 감사를 드리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세상은 신분, 이념, 혈연, 계층, 학연, 지역, 국가에 따른 불의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께서 자비로우신 것처럼, 우리들도 자비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러한 자비가 드러나는 모습을 산상설교에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 병든 이들, 소외된 이들, 굶주린 이들, 슬퍼하는 이들, 고난 중에 있는 이들에게 하느님의 자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우리들은 하느님께서 요청하시는 대로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많은 비유에서 자비를 역설하십니다. ‘돌아온 탕자, 잃어버린 양, 착한 사마리아 사람, 가난한 과부, 죄를 지은 여인의 이야기에서 예수님께서는 징벌과 심판을 이야기 하지 않으셨습니다. 하느님의 자비를 이야기 하셨고, 용서를 이야기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떠오르는 기억이 있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수능을 마친 학생의 어머니가 추천서를 써달라고 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고 모임이 있었지만 한 학생의 앞날이 결정될 수 있기에 학생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학생이 추천서를 가지고 왔고, 기쁜 마음으로 추천서를 작성해서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새벽에 학생의 어머니가 전화를 하였습니다. 아이가 전공과목을 바꾸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추천서를 새로 작성해 줄 수 없는지 부탁을 하였습니다. 역시 학생의 앞날에 중요한 일이기에 오시라고 해서 추천서를 다시 만들어 주었습니다. 어머니의 힘은 역시 강한 것 같습니다.

 

저의 어머니께서도 가끔 제게 부탁을 하시곤 합니다. 대녀의 친구의 딸이 혼인을 하는데 혼배 주례를 해 줄 수 없느냐는 전화를 하셨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의 부탁이라면 거절 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차마 그런 부탁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용감(?)하신지, 저를 너무나 믿는 것인지 가끔 그런 부탁을 하시곤 합니다. 같은 레지오 단원이 다치셔서 의정부 성모병원에 입원했다고 하시면서 병자성사를 부탁하시기도 하셨습니다. 역시 어머니의 부탁인지라 거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시고, 어린 시절 모든 것들을 해결해 주신 어머니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니는 제게 누군가를 도와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것 같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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