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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8 주일/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내 삶의 예물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7 조회수1,564 추천수6 반대(0) 신고




주님 공현 대축일 마태 2,1-12(17.1.8)


“동방박사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마태 2,10)





The visit of magi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내 삶의 예물

 

오늘의 제1독서는 이른바 제3이사야(56-66장)에 속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페르시아에 기대어 억압과 착취를 일삼던 유다 지배층의 몰락과 성전파괴라는 끔찍한 상황을 겪으며 새로운 공동체로 태어남을 이해하게 되지요. 인간의 타락과 부패, 곧 어둠은 끝이 아니라 빛이신 하느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계기였음을 알려줍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제2성전의 재건으로 주님께서 오시리라 기대했던 이들이 아니라 가난한 이들과 쫓겨난 이들이 바로 주님께서 모으시는 새로운 공동체라는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합니다. 부푼 희망을 안고 이방인의 땅 바빌론에서 돌아왔을 때 삶의 터전은 폐허로 변하고 성전은 파괴되어 있었으며,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원의가 충돌하여 공동체 재건 또한 불가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사야는 그런 참혹하고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하느님 나라의 빛을 바라보도록 초대합니다. "일어나 비추어라. 너의 빛이 왔다. 주님의 영광이 네 위에 떠올랐다. 자 보라, 어둠이 땅을 덮고, 암흑이 겨레들을 덮으리라. 그러나 네 위에는 주님께서 떠오르시고, 그분의 영광이 네 위에 나타나리라.”(60,1-2)

오늘 우리나라의 상황도 그때와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사회전반이 혼탁해져 어둠이 맹위를 떨치며 힘없는 자들을 절망과 체념의 늪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복음을 듣고 받아들일 마음의 작은 틈새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 속에 할 말을 잃는 오늘입니다. 그럼에도, 그럼에도 우리는 빛으로 오신 주님께 믿음을 두어야 합니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가까이 있으며,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그 거룩한 진리를 증명하기 위해 예수님께서 오신 것이지요. 그 빛은 저 시골 작은 고을 베들레헴의 가난한 말구유에서부터 어둠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그 빛은 희망의 빛이요, 사랑의 빛이며, 행복의 빛입니다. 오늘 그 빛이 우리 앞에 드러났습니다.

오늘 동방박사들이 따라갔던 별빛이 우리 모두에게도 비치고 있습니다. 우리네 삶을 환히 밝혀주는 변함없는 빛을 바라보며 우리 각자가 ‘세상의 빛’(마태 5,14)이 됨으로써 우리의 삶 자체가 공현이 되어야겠습니다. 우리도 동방박사들처럼 기뻐하며 “땅에 엎드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선물로 바치며 경배 드려야겠지요(2,11).

박사들이 왕권을 상징하는 황금을 바쳤듯이 우리도 빛이신 분을 삶의 최고 가치요 목표며 의미로 모셔야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가난하신 그분과 하나 되고, 사랑으로 함께해주신 그분의 사랑으로 변모되어 어둠 속에서 빛을 밝힐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이야말로 임금이신 주님께 바치는 가장 고귀한 봉헌임을 기억해야겠지요.

또한 유향 연기를 피어오르게 함으로써 빛이신 주님의 신성(神性)을 경배해야겠습니다. 세상을 향한 나의 갈망과 원의와 욕구를 버리고 주님을 갈망하고 그분의 거룩한 뜻으로 내 영혼을 채움으로써 유향 경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육의 정신으로 악과 어둠으로 치우치는 나를 빛과 생명으로 이끌어주시는 등불인 까닭입니다.

우리가 드려야 할 몰약은 주님의 죽음에 대한 고백을 상징합니다. 상처받은 치유자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죽음을 고백하는 것이야말로 영원한 생명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길입니다. 따라서 죽음보다 더 강한 사랑으로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으로 내 일상의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부정부패와 차별, 불평등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 한복판에서도 그 모든 것을 밝히고 이기고야 마는 빛이 계심을 믿어야겠지요.

우리 모두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빛이 가까이 있음을, 빛은 반드시 어둠을 이기고야 만다는 믿음과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합시다. 일상의 삶에서 빛이신 주님께서 기뻐하실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내 삶의 증거로 봉헌했으면 합니다. 유다의 하늘의 별빛이 오늘 나의 삶이 되어 세상을 비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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