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9."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 -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작성자송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09 조회수1,087 추천수1 반대(0) 신고

마태 3,13-17(주님세례축일)

 

 

 

오늘은 예수님 세례축일입니다. 이제 성탄시기는 끝나고 내일부터는 연중시기로 들어가게 됩니다.

 

 

 

오늘 <복음>의 앞부분(3,13-15)은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과의 대화이고, 뒷부분(3,16-17)은 예수님의 세례 장면입니다.

 

 

 

예수님과 세례자 요한과의 대화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사람들과 같이 여기셨을 뿐만 아니라, 죄인으로까지 같이 여기셨다는 사실입니다. 마찬가지로 공생활의 마지막 순간에도, 예수님께서는 죄인의 모습으로 십자가에 매달리시기까지 낮추셨습니다.

 

다시 말하면, 죄 없으신 분이 죄인이 되어 세례를 받으시고, 마침내는 죄인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왜일까요?

 

히에로니무스 성인은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께서 거리낌 없이 요한의 세례를 받으신 까닭은 더없이 겸손한 자세로 율법의 모든 의로움을 이루시는 한편, 당신께서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요한이 베푸는 세례의 정당성을 인정하시고, 또 그 물을 성화하심으로써 믿는 이들의 세례 안에 성령께서 내려오신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셨습니다.’(<마태오복음 주해>에서)

 

 

 

한편, 오늘 <복음>에서 그 답을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렇게 해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마태 3,15)

 

 

 

여기에서, 예수님께서는 ‘나’라는 1인친 단수를 사용하지 않으시고, “우리”라고 복수 형태로 말하십니다. 그것은 우리와 함께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구원은 결코 하느님 홀로 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응답 곧 협조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마치, 하느님의 지고한 사랑이 한 연약한 여인의 ‘예’(fiat)라는 응답을 통해서 이루어졌듯이 말입니다.

 

 

 

이렇듯 예수님께서는 오늘 우리 모두를 당신 구원의 동반자로 초대하십니다.

 

여기에서, “이렇게 해서”란 말은 단지 세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의를 이루기 위한 순명의 자세와 마음도 말해줍니다. 사실, 세례자 요한은 세례를 받고자 하는 예수님 앞에서 몹시 당혹했고,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결국, 이는 순명으로 의로움이 이루어짐을 말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 하시려는 일을 주저하고 말린 이는 요한만이 아니었습니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께서 이루시고자 하는 의로움 앞에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그의 발을 씻기고자 했을 때, 그는 “주님이 제 발을 씻으시다니요?”(요한 13,6) 하고 거부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지금은 그대가 모르지만, 나중에는 알게 될 것이다”고 하시면서,“지금은 이대로 하라”고 순명을 요청하셨습니다.

 

 

 

또한, “마땅히 모든 의로움을 이루어야 합니다.” 라는 말씀은 모든 사람을 위한 의로움이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말해줍니다.곧 요한이 예수님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며, 예수님께서 요한과 함께 그분의 뜻에 순종하는 것은 하느님의 의로움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의로움에 따라 세례를 받으신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세례를 통하여,당신 아들 예수님을 우리에게 내어주셨습니다. 구세주로 드러내셨습니다. 이처럼, 세례는 당신 아드님의 장엄한 공현입니다. 곧 예수님께 대한 하느님의 공적인 축성임과 동시에, 만천하에 그분이 구세주이심을 확인받는 장엄한 의식이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심’과 하느님의 영이 비둘기 모양으로 당신 위에 ‘내려오시는’, 마치 땅과 하늘이 화답하는 일치적 모습 안에서 그 기름부음의 성취는 이루어졌습니다. 그것은 하늘이 열리고, 구원역사의 시작이 보여 지고 들려지는, 장엄한 장면을 통해 연출되었습니다. 곧 영은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보여 지고, 성부께서는 말하는 소리로 들려지면서, 예수님은 아들로 선포되었습니다.

 

 

 

그 선포의 내용은 셋입니다.

 

<첫째>는 “내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곧 <시편> 2장 7에서 말하듯이, 하느님의 아들이신 성자임을 드러내십니다. 우리 역시 세례로 하느님의 아들이 됩니다. 곧 우리의 세례가 죄를 용서받고 그리스도와 함께 새 생명으로의 탄생됨을 의미합니다.

 

<둘째>는 “사랑하는 내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곧 <창세기> 22장 2절에서 말하듯이, ‘사랑하는’ 이란 유일한 아들이심을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이미 사랑받은 존재, 이미 은총을 입은 존재임을 말해줍니다. 이는 우리도 세례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구원받게 됨을 말해줍니다.

 

<셋째>는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라는 것입니다.곧 오늘 <제1독서>인 <이사야서> 42장 1절에서 말하듯이, ‘마음에 드는’ 이란 ‘야훼의 종’임을 드러내줍니다. 이는 우리 역시 세상 속에서 구원의 협조자로, 제 2의 예수님으로, 구원의 도구로 소명을 지닌 야훼의 종으로 살아가야 함을 말해줍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가 세례를 받은 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곧 자신의 허물과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말해줍니다. 이미 그 은총을 입었기에 그 사랑을 곧 그 용서를 베풀며, 성령께서 우리 안에 활동하신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성령의 도우심에 의탁하여 사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한, 야훼의 종으로서 십자가를 지고 구원의 길을 걸어야 할 사명을 부여받은 것을 말해줍니다. 곧 그리스도로 살아가야 할 것을 사명입니다.

 

 

 

우리 안에 살아계신 우리 주님 그리스도의 영께서 우리에게서 그 일을 이루실 것입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