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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작성자김중애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1 조회수1,072 추천수0 반대(0) 신고

 

스테파노신부님복음묵상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본격적인 공생활을

시작하신 예수님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말씀이나 태도가

거침이 없고 당당합니다.

가는 곳 마다 분위기를

 압도하시며 빛나는

승리의 길을 걸어가십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놀라운

 기적들 앞에 사람들은 크게

 환호하며 감격해합니다.

 유다 회당에서 악령 들린 사람을

해방시켜주신 예수님의

다음 행선지는

시몬의 집이었습니다.

 집 문턱을 넘어서는 순간

 예수님께서는 직감하셨습니다.

집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

꽤나 무거운 공기라는 것을.

 아니나 다를까 시몬의 장모가

심한 열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시몬의 부인이며

 장인어르신이며 가족들이

근심스런 얼굴로

장모 머리맡에 둘러앉아

있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다들 심기가 상당히

 불편한 상태였을 것입니다.

마침 그 순간 집으로

들어오시는 예수님과

시몬을 바라보는 눈초리

역시 날이 서 있었을 것입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조금 웃기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마르코복음사가는 시몬의

장모가 ‘열병’에 걸렸다고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데,

사실 ‘화병’이 아니었을까요?

갑작스레 혜성처럼

 등장한 예수란 존재,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멀쩡히 잘 지내던

사위 시몬의 가출,

 그로 인해 생과부가 된 딸,

정말로 무책임한 사위 시몬!

장모 입장에서 보면

정말이지 열불 나는 일,

화가 머리끝까지 나는

사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열이 머리끝까지 뻗지 않을 수

없는 시몬의 장모였습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십니다.

고열로 인한 혼수상태에서

 헛소리까지 하고 있는

부인의 모습에 예수님의

마음은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가득 찼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치 당신

어머니에게 하듯이

아무 말 없이 부인에게

다가가 그저 손을 꽉 잡았습니다.

 아마도 예수님의 손과 장모의

손 사이에 무언의 대화가

 오갔을 것입니다.

 ‘죄송해요. 부인.

 제게 시몬이 필요합니다.

부인에게 참으로 소중한

시몬이겠지만 더 큰 일을 위해

시몬이 꼭 필요합니다.

부디 넓은 마음으로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윽고 예수님께서는

부인의 몸을 앞으로 당겨

그 자리에서 일으키셨습니다.

그것이 다였습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부인의

 열이 내렸습니다.

열에서 해방된 부인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리를 훌훌 털고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갔습니다.

 예수님의 자상함과

부드러움 앞에 부인의

굳게 닫혀있는 영혼의

물꼬가 활짝 열린 것입니다.

꽉 막혀있던 흐름이 열리니

그간의 분노와 걱정,

 원망과 화도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시몬의 장모는 이제

 일말의 미움이나 적개심도 없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 것입니다.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가 예수님

 일행의 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해가 떨어지자 시몬의 집

안팎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장사진을 쳤습니다. 갖

은 질병에 걸려 고생하는 사람들,

백약이 무효인 사람들,

마귀 들린 사람들,

 그들을 데려온 가족들과 친구들,

진귀한 풍경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그 누구도 제외되지 않고

하느님의 놀라운 은총을 받고

 또 받았습니다.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즉각적인 치유가 이루어졌습니다.

구마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바로 그 자리에서 마귀로부터

해방되는 기쁨이

선물로 주어졌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자비가

시몬의 집과

온 고을을 휘감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의

 두 눈으로 이 지상에서의

구원을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평생토록 염원해왔던

하느님 나라의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오늘 우리 공동체를

바라다봅니다.

 가난한 이웃들,

고통 받는 사람들,

불치병 환우들,

만만치 않은 나라로 건너와서

 죽을 고생을 거듭하고 있는

이방인들이 우리 공동체에

물밀 듯이 밀려오고 있습니까?

그들이 우리 공동체에 와서

그 어떤 차별대우도

받지 않고 있습니까?

그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서

구원을 맛보고 있습니까?

그들이 우리와 더불어

지상천국을 누리고 있습니까? 

-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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