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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3 금/ 자유와 해방으로 이끄는 사랑의 도구 -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2 조회수1,399 추천수6 반대(0) 신고




연중 1주 금 마르 2,1-12(17.1.13)


“일어나 네 들것을 가지고 걸어가라.”(마르 2,9)





The healing of a paralytic







자유와 해방으로 이끄는 사랑의 도구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 집에 계실 때 문 앞까지 빈자리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모여듭니다. 벌써 그분의 가르침과 치유에 관한 놀라운 능력에 대해 소문이 널리 퍼진 것이지요.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복음 말씀을 전하실 때에 사람들이 어떤 중풍 병자를 그분께 데리고 갑니다(2,1-3).

그러나 군중 때문에 그분께 가까이 데려갈 수가 없자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어 그가 누워 있는 들것을 달아 예수님께서 계신 집안으로 내려 보냅니다(2,4). 예수님께서는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1,5) 하시며 중풍 병자를 치유해주시고,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2,11) 하십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중풍에 걸려 긴 세월 동안 꼼짝도 못한 채 누워있던 병자는 말로 감히 담아낼 수 없는 엄청난 고통과 짐을 지고 살았을 것입니다. 절망과 체념 속에 깊은 한숨으로 감옥 같은 방 안을 채웠을 것입니다. 자신을 원망하고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며 영혼의 어둠을 키웠을지 모릅니다.

“세상의 죄를 없애러 오신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신 예수님께서는 그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시고 하느님 자비의 빛을 비추어주십니다. 하느님의 일, 곧 자유와 해방을 통한 구원을 이루시려고 모든 시간과 도구를 이용하시어 경이로운 ‘생명과 사랑의 파스카’를 선물로 주십니다.

먼저 주변 사람들의 마음에 주님을 향한 믿음을 불어넣으시고, 중풍병자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불어넣으시어 그들을 움직이십니다. 중풍병자를 들것에 실어 예수님께 데려간 이들, 지붕을 벗겨 구멍을 낸 이들, 들것에 매달아 예수님 앞으로 내려보낸 이들을 도구 삼아 치유와 해방의 길을 보여주신 것이지요.

중풍병자를 실어온 들것 또한 사랑의 파스카를 이루는 중요한 성사적 표지라 할 수 있습니다. 들것은 중풍병자에게는 자신의 상처와 한 많은 세상살이의 무게와 그림자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입니다. 동시에 집을 떠나 자유와 해방의 주인이신 주님께 가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들것을 들고' 집으로 가라 하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시간과 장소, 사람들과 도구들을 이용해 우리를 구원의 길, 생명과 해방의 길로 인도하시는 주님의 사랑의 손길을 굳게 믿어야겠습니다. 그 믿음으로 다른 이들의 해방과 구원의 기쁨을 위한 사랑의 도구가 되는 것이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겠지요.

사람들이 들것으로 중풍병자를 예수님께 데려갔듯이 우리도 내가 지닌 재물과 재능, 시간 등 모든 것을 다른 이들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기꺼이 내놓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오늘도 다른 이들을 사랑과 해방의 파스카로 이끄는 ‘사랑의 도구’를 준비하면 좋겠습니다. 나는 성사적 표지가 되는 들것이 되고 있으며, 주어진 모든 것을 자유와 해방을 위한 들것으로 봉헌하고 있나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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