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1.15 주일/ 세상의 죄를 대신 지고 치우는 삶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4 조회수1,376 추천수3 반대(0) 신고




가해 연중 2주일, 이사 49,3. 5-6; 1코린 1,1-3; 요한 1,29-34(17.1.15)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요한 1,29)





John the Baptist's Testimony to Jesus







세상의 죄를 대신 지고 치우는 삶

 

이사야 예언자는 유배 상황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의 위로를 전합니다(49,3-5). 주님께서 유배를 통해 죄의 대가를 다 치른 이스라엘을 축복하시어 새로운 왕국을 이루실 것이니 그 나라는 영원할 것이라 합니다. 모든 민족들은 그 영광을 보고 주님을 찬미하려고 예루살렘으로 순례를 오리라는 희망을 전합니다. 이런 희망 속에 이스라엘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고난 받는 종’을 통하여 구원 역사를 이루어십니다. 이사야가 말하는 ‘고난 받는 주님의 종’이 누구인지 특정할 수는 없지만 그는 하느님의 도구로서, 구원사의 한몫을 맡은 존재입니다. 그는 하느님께서 붙들어 주고, 선택한 이, 그리고 영을 받아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고,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습니다(이사 42,1-5).

‘주님의 종’은 하느님의 “구원이 땅 끝까지 다다르도록” 해야 하며, “민족들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49,6). 그에게 주어진 새로운 사명은 이제 이스라엘 뿐 아니라 모든 민족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선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대 그리스도교는 예수그리스도를 고난 받는 종의 완성자로 선포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요한 1,29)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는 예수님을 불경한 이를 벌하고 심판하는 메시아로 고백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대속자인 메시아로 드러내셨습니다.

사실 ‘하느님의 어린 양’이라는 호칭은 ‘파스카 제물’(탈출 1) 또는 ‘속죄 제물’(레위 16)을 상기시켜줍니다. 예수님께서는 심판자가 아니라, 힘없이 살을 취하시고, 사회적 약자들과 죄인들과 함께 하는 파격적 행보로 인한 비난과 배척을 당하시고 사랑하는 인간을 대신하여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어린양으로 오신 것이지요.

우리도 예수님처럼 세상과 이웃의 죄를 심판하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죄를 ‘대신 짐으로써’ 치우도록 해야겠습니다.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형제자매들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놓는 사랑이 절실한 때입니다. 우리 사회는 암덩어리와 같은 엄청난 죄악이 날마다 새롭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참으로 부끄럽게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습니다.

세상의 어둠을 바라보며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먼저 나서서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의 몰상식과 후안무치의 행태들로 어두워진 이 시대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양심도 수치심도 잃어버린 채 악행을 저지르고, 죄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방황하며 영혼과 삶이 황폐해진 이들을 불쌍히 여기며 아파하고 품어주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내려오시어 예수님 위에 머무셨음”(요한 1,32)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주님의 영 안에 살아가려면 비둘기처럼 부드럽고 순수하며, 사랑과 투명성을 지닐 필요가 있습니다. 세상의 죄를 치우고 어둠을 밝히는 사람은 증오와 복수심, 불신과 폭력을 버리고 비둘기와 같은 영의 정신으로 세상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