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5 조회수1,620 추천수11 반대(0)

잠을 자면서 꿈을 꾸지만 잠에서 깨면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는 이 생생하게 기억났습니다. 제 눈에 무엇이 붙었는지,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꿈속이지만 두렵기도 했고,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잠에서 깨어나니, 앞은 여전히 잘 보였습니다. 아마도 요즘 읽은 책 때문인 것 같습니다. 40년 동안 시각 장애인으로 살던 사람이 수술을 통해서 앞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으로 보게 된 사람은 우리들이 보는 것처럼 원근, 명암, 명칭, 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습니다. 우리의 눈은 렌즈와 같고, 우리의 눈을 통해서 보이는 것들을 우리의 가 인식하면서 우리는 보는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식별하게 됩니다. 이것은 어린아이 때부터 훈련되고, 연습되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합니다. 마치 조선시대에서 온 사람이 지금 우리들이 사용하는 것들을 보기는 하겠지만 그것들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것과 비슷할 것입니다. ‘스마트폰, 비행기, 자동차, 세탁기, 텔레비전, 컴퓨터를 보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신앙의 출발은 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신앙은 마음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민족들의 빛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눈으로 보는 것으로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는 현실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나라를 잃어버렸고, 앗시라아로, 바빌로니아로 유배를 갔기 때문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참담한 현실입니다.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과 굶주림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사야 예언자는 희망의 눈으로 보았고, 언젠가 이루어질 하느님나라를 선포한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도 신앙의 눈으로 하느님의 어린양을 볼 수 있었습니다. 헤로데, 바리사이파 사람, 율법학자들은 결코 알아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은 권력, 명예, 재물, 욕망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입니다. 세례자 요한이 권력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다면 경쟁자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욕망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다면 예수님의 허물과 단점이 보였을 것입니다. 그분의 신분, 학력, 직책이 먼저 보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세례자 요한은 신앙의 눈으로 예수님을 보았고, 하느님의 아드님이 성령과 함께 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꿈속이었지만 저 역시도 세상의 기준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 성공, 성장, 물질, 자본주의라는 안경을 쓰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보여 주시는 믿음, 희망, 사랑의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하였습니다. 절망 속에서 피는 희망의 꽃을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편견과 아집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곤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신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도록 잠시나마 제가 볼 수 없도록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도 명예, 권력의 눈으로 세상을 보았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하느님나라는 기존의 질서와 권위를 무시하는 위험한 집단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잡아 가두어야했고, 퍼져나가는 것을 막아야 했고, 없애버리려고 하였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새로운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보이는 영원한 생명,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리고 이제 바오로 사도는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되어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들도 매 미사 때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고백을 우리의 삶과 우리의 행동으로 보여 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의 사랑과 예수님의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을 보고 세상 사람들이 지친 삶의 일상에서 위로를 얻고 희망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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