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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겸손 된 삶으로 은총과 축복을 / 연중 제2주일[가해]
작성자박윤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5 조회수1,106 추천수0 반대(0) 신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겨울은 축제 없이는 독한 추위를 지내기가 쾌나 어렵다나. 살을 에는 고통이 힘들고 스산한 외로움과 고독이 가슴속으로 파고들기에. 그러기에 풍성한 축제 분위기에 작은 선물 주고받는 훈훈한 맘들이 그 차가움에 움츠러든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 주니 그나마 좋단다. 이젠 성탄의 황홀한 설렘도 연말연시의 떠들썩함도 접었다. 다가올 설날 준비는 좀은 이르고 한겨울 그 한산한 거리에 혼자 서 있는 느낌마저 종종 든다.

 

이럴 때에는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라는 연가곡이 잘 어울리리라. 본디 이 곡명은 겨울 여행으로 실연한 청년의 방랑을 표현한 한 작가의 연작시에 그가 곡을 붙인 것이라나. 마지막 부분 거리의 악사에서 그 늙은 악사는 마을 어귀에 맨발로 서서 곱은 손으로 손풍금을 연주하고 그 앞의 훌쭉한 옷을 걸친 외로운 집시는 텅 비어 있는 가운데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노래한다. 겨울의 한산함보다 더 외롭고 가슴 아픈 이들의 모습이 선히 그려진다. 이렇게 황량한 겨울의 스산한 마음에 주일 미사를 봉헌하면서 주님 성령과 공동체의 온기로 채우자. 추위에 곱은 손과 외로움에 얼어붙은 마음들이 얼마나 많은 절망과 우울함으로 저 모퉁이에 서 있을지를 헤아리면서.

 

그때에 요한은 예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저분은 내 뒤에 한 분이 오시는데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시다.’라고 내가 전에 말한 분이시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내가 물로 세례를 준 것은 저분께서 알려지시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는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나도 저분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주라고 나를 보내신 분께서 나에게 이르셨다. ‘성령이 내려와 어떤 분에게 머무르는 것을 볼 터인데, 바로 그분이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다.’ 과연 나는 보았다. 그래서 저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내가 증언한다.”(요한 1,29-34 참조)‘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알아볼 수 있는 은혜를 받았다. 하느님께서는 구세주를 위해 새로운 길을 준비하는 특별한 계시를 주셨다. 그는 예수님에게 세례를 주었을 때 일어난 거룩한 표지에 대해서 증언한다. “나는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내려오시어 저분 위에 머무르시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예수님을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으로 소개한다. 이렇게 그는 세례의 은총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예언자였다. 성령의 세례는 완전히 정화된 회개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은총을 가져준다. 이는 우리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세례 받을 때, 우리에게 실제로 이루어진다는 거다.

 

사실 하느님과 우리 인간 사이는 하나의 긴 끈으로 연결되었다나. 이것은 다름 아닌 우리를 향한 그분 사랑의 끈일게다. 우리가 죄지을 때마다 이 끈을 자르고 그분에게서 멀리 도망친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그 끈을 다시 묶으신다. 우리가 수없이 죄짓고 도망치지만, 그분께서는 그 끊어진 끈을 다시 반복해서 이어 놓는다나. 그리하여 이어지고 이어진 그 끈은 어느새 수많은 매듭으로 그 길이는 한없이 짧아졌단다.

 

누군가가 전한 이 우화는 바오로 사도가 말한, “죄가 많아진 그곳에 은총이 충만히 내렸습니다.”라는 말씀을 상기시킨다. 건강한 이보다 나약한 죄인이 더 하느님의 사랑과 은총에 가까이 있다는 뜻일 게다. 세례자 요한이 말한 하느님의 어린양은 이렇게 나약한 죄인들을 위해 우리 가까이에 오신 예수님을 가리킨다. , 어린양이란 그분께서 우리 죄를 대신하여 속죄물이 되셨다는 뜻이다. 그래서 죄 많은 회개로 용서받을 수 있고, 깨끗이 치유될 수 있음을 믿어야만 한다.

 

이렇게 하느님의 어린양은 요한의 증언대로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다. 우리가 예수님을 어린양으로 알고 그분을 하느님의 아드님으로 믿고 겸손 된 삶을 살면 우리는 그분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올 한 해를 어린양의 정신으로 살아가자. ‘왜 내가 희생하며 억울한 삶을 살아야 하는가?’ 이러한 생각에 너무 옹졸하게 매달려서는 안 된다. 수많은 세월이 흐르면 깨닫게 될게다. 그 희생과 억울함이 있었기에 얼마나 많은 은총과 축복이 우리 곁에 머물고 있었는지를! 이것이 하느님을 믿는 이의 삶이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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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하느님의 어린 양,세례,성령,세례자 요한,하느님의 아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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