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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16 월/ 묵은 것을 비워내고 마시는 구원의 기쁨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5 조회수1,511 추천수9 반대(0) 신고




가해 연중 2주 월, 마르 2,18-22(17.1.16)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마르 2,22)





The question about fasting







묵은 것을 비워내고 마시는 구원의 기쁨

 

유다인들은 하느님 앞에서의 겸손, 속죄, 간구를 위해 매년 속죄의 날에 의무적으로 단식했습니다(레위 16,29). 바리사이들은 한걸음 더 나아가 속죄일은 물론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도 단식했습니다(디다케 8,1). 세례자 요한의 제자들은 자기 스승의 고행을 본받아 금욕적인 동기에서 자주 단식했던 것 같습니다.

한편 예수님의 제자들은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로”(마태 11,19) 통한 스승의 영향으로 예수님 생전에는 속죄의 날에만 단식했습니다. 그러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다음에는 금요일마다 단식하다가 1세기 말에는 수요일과 금요일에도 단식하는 풍습이 생겼습니다(디다케 8,1).

그렇다면 왜 예수님의 제자들은 스승 생전에는 자발적인 단식을 하지 않았을까요? 예수님이 살아계시어 함께하는 동안은 이미 구약의 약속이 실현되어 종말론적 구원의 기쁨이 드러나는 혼인잔치가 벌어지는 시기이기에 단식할 필요가 없었던 것입니다(마르 2,19-20). 예수님께서 죽으심으로써 기쁨이 사라지자 자발적인 단식을 시작한 것입니다.

죄와 어둠과 나약함 속에 살아가는 우리는 하느님께서 벌이시는 혼인잔치 곧 영원한 기쁨의 잔치에 예수님과 함께 하도록 초대받았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 잔치에서 하느님께서 주시는 구원의 기쁨을 받아들이려면 새 포도주를 묵은 부대에 담지 말라 하십니다(2,22).

예수님께서는 새 것과 낡은 것이 섞이거나 결합될 수 없으며, 낡은 것을 깁기 위해 새 것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십니다. 사실 예수님의 삶은 그다지 경건하거나 단식과 율법을 철저히 준수하지도 않았으며, 오히려 율법을 거슬러 죄인과 가난한 이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파격적인 모습이었지요.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과 행적에는 하느님의 자비와 생명과 의로움을 드러내는 근원적인 새로움이 있었습니다. 옛 것과 기존의 것을 의문에 붙여버린 것입니다. 하느님의 새로움과 구원의 때를 상징하는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하는 구원의 때를 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새 포도주를 마시고 구원의 기쁨이 넘치는 혼인잔치에 참여하려면 철저히 새로워져야겠습니다. 철저히 새로워진다는 것은 사랑의 사람이 되는 것을 말하겠지요. 세속의 정신을 철저히 버리는 단식을 통해 하느님의 진리와 정의를 사는 것을 말합니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함께 이 사랑의 축제에서 기쁨과 평화를 누리며 살 수 있도록 가난한 이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다가가 손을 맞잡아야겠습니다. 삶 한복판에서 구원의 잔치를 벌이고, 새 포도주를 담을 준비를 하려면 근원적인 새로움이 필요합니다. 회개와 단식을 통해 사랑의 부대를 가득 채움으로써 삶을 축제로 바꿔나가는 기쁜 오늘이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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