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18 조회수1,594 추천수11 반대(0)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예전에 끈끈이를 걸어 놓곤 했습니다. 냄새를 맡은 파리는 끈끈이에 날아와 앉지만 날아갈 수 없어서 잡힙니다. 사람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하늘을 나는 새도,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도, 빠른 동물들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몸이 아니라 생각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서는 원숭이를 잡는 방법이 있습니다. 사람보다 빠르고, 눈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잡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원숭이는 욕심이 있어서 자신이 잡은 먹이를 결코 손에서 놓지를 않습니다. 사람들은 목이 좁은 항아리를 땅에다 묻고, 원숭이들이 좋아하는 과일들을 넣어 듭니다. 원숭이는 주변을 살피고, 사람이 없는 것을 알면 내려와 항아리에 손을 넣어 과일을 듬뿍 잡습니다. 하지만 과일을 잡은 손을 항아리에서 나올 수 없습니다. 원숭이가 사람을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움켜쥔 손을 펼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원숭이는 그러지 못하고, 사람에게 잡히고 맙니다.

 

주변을 보면 거짓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람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거짓을 움켜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합당하지 않은 곳에 엄청난 지원을 하였습니다. 반대급부로 돌아올 엄청난 이익을 움켜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이라는 독 과일을 잡고 있는 사람들은 진실이 밝혀져도, 정의가 드러나도 끝내 독 과일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을 봅니다.

 

오늘 바리사이파와 율법학자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진실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위와 질서를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서 베풀어 주시는 새로운 세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실은 감추고, 거짓으로 가리고, 자신들이 가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예수님이 타고 있는 배를 물속 깊이 가라앉히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런 평가에서 자유로우실 수 없었습니다. 죄인들과 함께 지내고, 먹고 마시면 그런 죄인들과 함께 지낸다고 비난의 말을 듣습니다. 안식일에 사람들의 아픔을 들어주고, 아픈 사람에게 사랑의 손을 내밀면 안식일 법을 어긴다고 야단합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질문하면서 예수님을 곤경에 빠트리려 합니다. 제자들이 배운 것이 없고, 안식일 법을 어긴다고 쑤군댑니다. 예수님께서 죄를 용서하신다고 말씀하실 때, 그런 권한은 하느님께만 있다고 투덜거립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놀라운 표징들, 그분이 주는 위로와 희망의 말씀들은 어쩌면 사탄에게서 나온 것은 아닐까라고 의심합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하느님의 권능을 사칭했다고 재판을 받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하느님의 법을 어겼다고 십자가를 지게 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처럼 어리석어 보이는 사건의 현장에서 복음의 씨앗은 자라고, 열매를 맺습니다. 가장 치욕스러운 십자가의 죽음 위에서 부활의 꽃은 활짝 피었습니다. 수만 명이 순교한 죽음의 땅에서 천주교회는 자라났고,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내가 가장 약했을 때, 나는 비로소 주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 그러나 그들은 입을 열지 않았다. 그분께서는 노기를 띠시고 그들을 둘러보셨다. 그리고 그들의 마음이 완고한 것을 몹시 슬퍼하시면서 그 사람에게, ‘손을 뻗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그가 손을 뻗자 그 손이 다시 성하여졌다.”

 

우리는 함께 살기 때문에 법과 규정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그 법과 규정은 가난한 사람들, 아픈 사람들, 굶주린 사람들, 힘없는 사람들 사회적 약자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법과 규정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이스라엘의 아픈 사람들을 위하여 오셨다.’고 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내가 잡고 있는 거짓, 위선, 욕망, 원망, 시기, 질투, 권력, 명예라는 독 과일들을 놓아버리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우리는 자유로운 손으로 믿음, 희망,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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