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0 조회수2,295 추천수10 반대(0)

건강검진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건강검진을 받았고 대체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시력, 청력이 조금씩 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위에도 염증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꾸준히 운동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과음이나 과식을 하지 않으면 나름대로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셔서 한국교회에 대하여 건강검진을 하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굳이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으셔도 우리는 현재 한국교회에 대해서 나름대로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교회의 미래인 청년, 학생들이 교회에서 잘 보이지 않습니다. 청년들에게 교회가 큰 매력을 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공부 때문에 바쁜 것 같습니다. 10년 후의 한국교회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신앙생활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일미사 참례 비율입니다. 예전에는 70%가 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2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10년 후에는 17%에도 미치지 못할 거라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굶주린 이들에게 교회의 문턱이 너무 높아졌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교회의 재정을 살펴보면 이웃을 위한 나눔이 적다고 합니다.

 

국립 현충원에는 나라를 위해서 헌신하다가 사망한 사람들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 무덤에는 각자의 이름과 직책 등이 적혀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동작동에 있는 국립묘지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하얀 비석에 검은 글씨로 이름이 적혀있는 묘비들이 세워져 있었고, 그것이 참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얼마 전 큰 병원에 갔었습니다. 병원 현관에 병원 건립을 위해서 도움을 준 사람들의 명단이 붙어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신앙인들의 이름은 어느 곳에서 볼 수 있어야 하나 생각합니다. 기부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에, 자선과 나눔을 한 사람들의 명단에, 누군가를 도와준 사람들의 명단에 신앙인들의 이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 자비를 베푸는 사람,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평화를 위해 일하는 사람, 지금 슬퍼하는 사람, 온유한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 주님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명단에 신앙인들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질투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고,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신의 욕심만을 채운 사람들의 명단에 신앙인들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잊고, 모를지라도 하느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함께 복음을 전할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복음서는 그 제자들의 이름을 우리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베드로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시몬, ‘천둥의 아들들이라는 뜻으로 보아네르게스라는 이름을 붙여 주신 제베대오의 아들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 그리고 안드레아,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마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타대오, 열혈당원 시몬, 또 예수님을 팔아넘긴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우리들 각자의 이름이, 언젠가 하느님 나라에 기억되고 기록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지금 나의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제자로서 충실해야 합니다. 주어진 능력과 재능을 하느님을 위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나는 그들의 생각 속에 내 법을 넣어 주고, 그들의 마음에 그 법을 새겨 주리라. 그리하여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한국 천주교회의 시작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4번에 걸친 커다란 박해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신자들은 가진 것을 함께 나누었고, 교우촌을 이루어서 신앙생활을 하였습니다. 5대째 천주교를 믿는 집안에서 태어난 저에게도 신앙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매일 기도하였고, 주일 미사는 꼭 참례해야 했고, 돌아가신 분들의 기일에는 연도를 함께 하였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과 더불어 목숨을 바쳐서 예수님을 증언한 분들입니다. 오늘 나는 어느 자리에 서야 하는지 돌아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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