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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1.21 토/ 하찮은 판단의 잣대를 버리고 - 기 프란치스코 신부
작성자이영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0 조회수1,239 추천수4 반대(0) 신고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 기념 마르 3,20-21(17.1.21)


“예수님의 친척들은 그분이 미쳤다고 생각하였다.”(마르 3,21)





Jesus came with his disciples into the house.






하찮은 판단의 잣대를 버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집으로 여겨지는(1,29; 2,1) 곳으로 가십니다.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습니다(3,20). 그분의 새로운 가르침과 능력을 듣고 본 이들이 비참함에서 벗어나고자 몰려든 것입니다. 한편 예수님의 친척들은 소문을 듣고 미쳤다고 생각하여 그분을 붙잡으러 나섭니다(3,21).

예수님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었던 그들이 왜 예수님을 ‘미쳤다’고 판단하였을까요? 어떤 이는 친척들이 예수님께서 군중들의 열광적인 반응과 존경을 보이자 정신이 나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고 마음이 삐뚤어져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았기에 그렇게 판단했을 것이라 합니다.

또한 친척들이 마귀의 영감을 받아 백성들을 현혹시키는 것으로 보아 사형에 처해지는 것을 막고자 예수님을 붙잡아 가려 했다고 보는 이도 있습니다. 우상을 숭배하도록 호도하는 예언자나 환몽가와 다른 신들의 이름으로 말하는 예언자는 죽임을 당해야 했기 때문입니다(신명 13,6; 18,20). 로마 치하에 있던 당시 사형을 당하지 않더라도 고발되면 가족들이 수치를 당하게 될 것으로 보고 그리 했을 거라고 보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판단은 신학적인 동기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친척들은 가족과 고향을 떠나 떠돌이 생활을 한 예수를 이해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평범한 그들이 하느님의 일을 인간의 방식과는 전혀 달리 행하는 그분의 구원행위를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해할 수 없어 자신들의 고정관념에 비추어 미친 사람으로 본 것입니다.

친척들은 소문뿐 아니라 자신들이 목격한 것들을 토대로 그런 판단을 했지만 이해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어부들, 죄인과 세리, 혁명당원 등으로 제자공동체를 구성하는 것부터가 그랬지요. 더 놀라운 것은 율법과 전통에 맞서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주시고, 접촉해서는 안 되는 나병환자를 고쳐주시며 죄인과 세리들과 함께 식사하는 등 완전히 새로운 가르침과 행동방식을 보여준 것입니다.

우리 자신을 성찰해보았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처럼 인간의 소리나 경험, 혈연관계나 인간적인 친분에 비추어 하느님의 손길, 그분의 뜻을 알아차리려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靈)이시기에 영이 아니고서는 그분을 알아 뵐 수 없습니다. 인간의 시각이나 세속적인 가치판단으로 하느님을 만날 수는 없지요.

따라서 자주 멈추어 하느님 앞에 자신을 두고, 침묵 가운데 하느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습관을 가져야겠습니다. 하느님 앞에서가 아니면 자신을 알아볼 수 없고 하느님을 향해 잘 가고 있는지 알 수 없고, 기도 안에서 자라나는 사랑이 아니고서는 주님을 알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섭리나 계획을 알아보는 영적인 감각이나 지혜를 지니기 위한 기도가 중요한 까닭입니다.

나아가 하찮은 판단의 잣대를 버려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판단을 넘어서 먼지에 지나지 않은 지식으로 하느님을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두려운 일이지요. 내가 원하시는 하느님, 내 판단기준의 범위 안에 들어오는 예수님을 바란다면 그것이 바로 우상숭배이겠지요. 그 순간 예수님이 아니라 나 자신이 바로 미친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주님, 깨끗하고 순수한 마음을 잃고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저희를 불쌍히 여기시어, 하찮은 판단의 잣대와 굳어진 사고의 틀과 묵은 습관에서 벗어나 당신을 구세주로 알아뵙게 해주소서! “임의 모습 찾고자 늘 몸달게 하소서!”(아우구스티누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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