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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제3주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7-01-22 조회수2,155 추천수10 반대(0)

1982125일을 기억합니다. 저는 신학교엘 지원했고, 그날이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이었습니다. 요즘은 추억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합격자들의 이름을 한문으로 적어서 신학교의 벽에 붙여 놓았습니다. 저는 이름을 확인하였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35년이 지났고, 오늘 신학교에 합격한 학생들을 위한 미사가 있습니다. 신학교를 못자리라고 부릅니다. 농부는 모를 논에 심기 전에 모판에 안전하게 키우게 됩니다. 모가 어느 정도 자라면, 그래서 뿌리를 내릴 정도가 되면 농부는 비로소 모판의 모를 논에 심는 것입니다. 신학생들에게 신학교는 사제가 되어서 세상에 나올 때까지 기도하고, 공부하고, 체력을 단련하는 못자리와 같습니다. 신학교에 들어간 지는 35년이 되었고, 사제가 된지는 26년이 되었습니다. 세상이라는 논에 지성, 영성, 건강의 뿌리를 잘 내리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35년이 어린 후배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 줄까 생각해 봅니다.

원칙이 있는 삶을 살면 좋겠습니다. 자동차의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차는 비록 잘못된 길을 갈지라도 목적지를 향해서 갈 수 있도록 안내를 하게 됩니다. 신학교에 들어온 것은 세상이 주는 성공, 명예, 권력, 재물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나라를 선포하기 위해서 신학교에 들어온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십자가, 희생, 헌신, 봉사의 삶으로 드러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결과를 생각하면서 행동하면 좋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릇된 습관으로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게 됩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성적이 나빠질 것이고, 그러면 사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늦게 일어나면 기도와 미사에 빠지게 될 것이고, 그러면 사제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기에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운동을 하지 않으면 건강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적당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의 결과를 생각하면서 행동한다면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사제,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는 사제가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보다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이 되신 이유는 소중한 것들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아픈 사람, 굶주린 사람, 헐벗은 사람을 돌보는 것이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하느님나라를 선포하는 것이 소중한 일이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가족을 사랑으로 돌보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제도를 만드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제도를 삶으로 실현하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물질적인 풍요와 아름다운 장소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절망 속에서도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늘 우리 마음의 문 앞에서 우리가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듯이, 가난한 가정에서도 행복한 웃음이 피어나듯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사람 스스로의 태도요, 스스로의 의지입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바로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사랑의 다리 친교의 다리 봉사의 다리가 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형제들 간에 사랑의 다리, 친교의 다리, 봉사의 다리를 놓아야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서로에게 다리를 놓고 그 안에서 사랑을 친교를 봉사를 나눈다면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잘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이름으로 합심하고 일치하여 같은 목소리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할 때, 그리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서로를 도와줄 때 우리는 커다란 힘으로 복음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자 그들은 배와 그물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그러자 그들은 배와 아버지를 버려두고 그분을 따랐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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